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같은 길 밟을 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같은 길 밟을 듯

입력
2016.04.22 20:00
0 0

금융채권단 조건부 동의→용선료 인하ㆍ사채권자 동의→자율협약 개시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달 조건부 자율협약이 체결된 현대상선과 같은 운명을 걷게 될 전망이다. 우선 채권금융기관이 채무상환 및 이자를 유예해주겠지만, 향후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공하고 사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 동의를 받는 등의 험한 산을 넘어야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음 주 하나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수협 등 금융권 채권기관들에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채권기관들이 1주일 정도 검토를 거쳐 100% 동의하면 내달 초 이 협약은 개시된다.

협약이 개시되면 조건이 달성될 때까지 금융채권단은 채권의 원금 상환과 이자를 유예한다.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등 모든 채권자의 채무조정 동의를 전제로 한 현대상선의 자율협약과 같은 형태여서, 이 중 하나라도 불발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용선료 협상이 관건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컨테이너선 60척과 벌크선 32척을 운항하고 있고 앞으로 해외선주들에게 지급해야 할 용선료만도 약 5조5,487억원에 달한다. 올해 지급할 금액이 9,288억원이다. 용선료 운임 시세가 가장 높았던 4~5년 전에 계약을 맺어 최근 시세의 최소 5배 가량 비싼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대 해운사 사활은 용선료 협상으로 사채권자들의 채무조정 동의도 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해운의 총 부채는 5조6,219억원. 이 중 금융권 차입금은 7,000억원에 불과하다. 공·사모사채가 1조5,000억원, 매출채권 등 자산유동화 규모가 2,000억원, 선박금융 등이 3조2,000억원이다. 사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 여부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당장 6월 27일 공모채 1,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5월말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완료돼야 사채권자 동의를 기대할 수 있다. 전체 사채권자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한진해운은 5조원이 넘는 부채에 대한 조정, 이자유예, 출자전환 등 전체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율협약 과정에 돌입한다. 물론 주주와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감자 및 인력조정 등 자구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든 채권단의 동의로 자율협약이 시작되면 해운업 재편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현정은 현대상선 회장과 조양호 한진해운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한 만큼 양사의 통합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