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20달러 지폐 인물 교체 계획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지폐의 앞면 인물을 앤드루 잭슨 제7대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에 도널드 트럼프 등 보수 성향 정치인들이 거센 반발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20달러 지폐의 인물 교체는 순전히 정치적 결벽증에 따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어 잭슨 전 대통령을 “재임 동안 엄청난 성공의 역사를 이룬 사람”이라고 칭송하며 “나라면 20달러 지폐에 그를 그대로 남겨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지지 세력과 잭슨 전 대통령의 고향인 테네시 주 의원도 잭슨 전 대통령의 업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교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공화당 경선레이스에서 하차 후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벤 카슨은 “우리는 미국의 채무를 없애고 국가 예산을 균형 상태로 돌려놓은 마지막 대통령을 화폐에서 빼냈다”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라마르 알렉산더(테네시) 상원의원은 잭슨 전 대통령이 첫 평민 출신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공화당 경선주자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재무부의 교체 결정을 환영하며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지폐의 얼굴로 채택된 흑인 여성인 터브먼에 대해 "밑바닥부터 변화를 만들어 내 우리의 세상을 바꾼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잭슨 전 대통령 수호에 나선 이들은 하지만 여론을 의식하듯 터브먼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나 카슨 모두 터브먼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찬반 양측을 만족시키기 위해 20달러보다는 현재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을 새긴 2달러 지폐에 터브먼을 싣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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