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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강원 고성 초대형 산불

입력
2016.04.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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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4월 23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마좌리 죽변사 계곡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불발탄 처리 업무를 맡은 탄약대대 병사가 불량 TNT 500여 발을 구덩이에 묻고 폭파하던 중, 바람에 날린 불꽃이 인근 숲에 옮겨 붙은 게 화근이었다. 건조한 날씨와 바람을 등에 업은 불길은 밤이 되면서 초속 20m의 강풍을 타고 무섭게 민가로 번지기 시작했다. 죽왕면 마을을 초토화시킨 불길은 속초, 고성을 잇는 통신케이블마저 덮친 후 송지호 해수욕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평창과 양구 등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 헬기의 지원도 쉽지 않았다.

25일 이수성총리가 현장에 투입되고 군 헬기와 주민들이 총동원돼 맞불을 놓기 시작하면서 사흘 동안 쉼 없이 타오르던 불길은 가까스로 잡히기 시작했다. 피해는 막대했다. 산림 3,752ha가 잿더미로 변했고 주민 140여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간성읍과 토성면 등 유명 자연송이 재배지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고성군은 4년 후인 2000년에도 동해안 전역에 발생한 산불로 또다시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96년 4월 23일 밤, 강원 고성군 죽왕면 야산에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망연자실한 강원 고성 죽왕면 주민들/그림 2사흘간 계속된 사나불은 마을 전체를 숯덩이 폐허로 만들었다. 한 마을 20여채 가옥이 전소된 죽왕면 삼포리 농가마당에 불탄 경운기가 버려져 있다.25일 하오 2시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 고성군 죽왕 토성면 일대. 이틀전만해도 만발한 진달래 개나리로 화려한 꽃동산을 이뤘던 산야는 매캐한 냄새와 자욱한 연기로 가득찬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변해있었다
망연자실한 강원 고성 죽왕면 주민들/그림 2사흘간 계속된 사나불은 마을 전체를 숯덩이 폐허로 만들었다. 한 마을 20여채 가옥이 전소된 죽왕면 삼포리 농가마당에 불탄 경운기가 버려져 있다.25일 하오 2시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 고성군 죽왕 토성면 일대. 이틀전만해도 만발한 진달래 개나리로 화려한 꽃동산을 이뤘던 산야는 매캐한 냄새와 자욱한 연기로 가득찬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변해있었다
강원 고성 산불 사고 당시.
강원 고성 산불 사고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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