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 기성용(27) 얘기다.
기성용은 2014~15시즌 팀을 1912년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EPL 8위로 이끌며 팬투표에 의해 스완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팀 내 최다인 8골을 넣으며 역대 아시아 선수의 단일 시즌 EPL 최다골 기록(종전 카카와 신지 6골)도 갈아치웠다.
당시엔 약 7년 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꾸준히 활약한 박지성(35)의 아성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불과 한 시즌 만에 기성용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기성용은 지난 2월에 뇌진탕, 3월에 발목 부상을 당한 후 좀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의 선발 출전이 번번이 무산되고 있는 이유로는 부상 후유증보다는 코치진의 변화가 꼽힌다.
스완지는 지난해 12월 게리 몽크(37) 감독을 경질하고 앨런 커티스(62)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올해 1월부턴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코 귀돌린(61)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커티스 감독대행 시절만 해도 기성용의 출전 시간은 경기당 80분이 넘었다. 그러나 귀돌린 감독이 내정된 후 그는 선발 명단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귀돌린 체제에서 기성용의 출전 시간은 경기당 26.4분에 그치고 있다. 최근엔 3경기 연속 결장으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잭 코크(27)와 르로이 페르(26)에게 밀리면서 주전 자리는 물론 벤치 명단에도 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웨일스의 지역신문인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는 20일(한국시간) ‘올 여름 스완지가 강해지기 위해선 누가 남고 누가 떠나야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성용의 이적 가능성을 진단했다. 신문은 “기성용의 올 시즌 경기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면서 “귀돌린 감독은 그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있다. 다음 시즌 누가 감독으로 내정되느냐에 따라 기성용의 거취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스완지와 귀돌린 감독의 계약기간은 이번 시즌까지다.
이 신문은 앞서 3월에도 “올 시즌 부진은 미스터리”라며 한 시즌 만에 팀 내 위상이 추락한 기성용의 상황을 전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28경기(리그 26경기+컵대회 2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 중이다. 팀도 지난 시즌에 비해 못한 14위(10승10무14패ㆍ승점 40)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0일 애스턴 빌라전 이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는 기성용이 25일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스터시티전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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