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배터리 손상으로 세계 일주 비행을 중단한 스위스의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가 21일(현지시간) 약 9개월 만에 비행을 재개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솔라 임펄스2는 이날 오전 6시 15분 미국 하와이 주 칼렐루아 공항을 이륙해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를 향해 비행을 시작했다. 강풍 탓에 이륙이 예정보다 1시간 15분 지연됐다. 솔라 임펄스2는 마운틴 뷰에 도착한 다음 미국 중서부 지역을 1~2곳 거친 뒤 뉴욕으로 향할 계획이다.
조종사인 솔라 임펄스 재단 베르트랑 피카르 회장은 “개척 정신의 한복판에 착륙할 것”이라면서 비행 후 미국 정보기술(IT) 첨단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 입성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운틴 뷰는 실리콘밸리와 가깝다.
이번 하와이∼마운틴 뷰 구간 비행은 전체 13개로 나눈 비행 일정 중 9번째에 해당한다. 솔라 임펄스 2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로지 태양광으로 동력을 얻어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출발했다.
이후 오만, 미얀마, 중국 등을 거쳤고, 중국 난징에서 하와이 주로 향하던 중 악천후와 기체 날개 손상 탓에 일본으로 긴급 회항해 한 달간 체류했다. 정비 후 일본 나고야를 떠난 솔라 임펄스2는 117시간 51분에 걸쳐 5,079마일(8,200km)에 이르는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작년 7월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외곽 칼렐루아 공항에 착륙, 최장 시간 논스톱 단독비행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배터리 문제에 발목이 잡힌 바람에 이후 9개월간 현지에서 기체를 수리하고 나서 이날 다시 비행을 재개했다. 미국 주행을 마치면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이나 북아프리카에 기착한 다음 처음 출발했던 아부다비로 향한다. 아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 사이 망망대해인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태평양 항로 비행은 중간에 기착할 장소가 없다는 점에서 가장 난코스로 평가 받는다.
솔라 임펄스 2호는 최대 시속 45㎞로 비행하고 태양열이 센 낮엔 시속을 최대 90㎞로 끌어올릴 수 있다. 탄소 섬유 재질로 만들어진 기체의 무게는 미니밴 또는 중형 트럭과 맞먹는 2,268㎏다. 1만7,000개의 태양 전지, 충전 시설을 탑재한 날개를 활짝 펴면 보잉 747 기체의 날개보다 더 넓다. 낮엔 태양열을 이용하고 밤엔 낮에 비축한 태양열 에너지로 비행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