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 1년 만에 석권
부진의 늪서 탈출 신바람 질주
2년 새 국내 판매량 44% 폭증
후속작 ‘에어’도 빅히트 조짐
직원들 잔업ㆍ특근에도 웃음꽃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효과’에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2009년 대규모 정리 해고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사태’를 겪은 뒤 쌍용차의 하루하루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렇다 할 히트 차종이 나오지 않으며 내수 점유율은 추락했고, 주력 시장인 러시아의 경기 침체로 수출도 활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배수진을 치고 개발해 지난해 1월 내놓은 차가 바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다. 티볼리는 1년 만에 소형 SUV 시장을 석권했다. 티볼리의 성공에 고무된 쌍용차는 지난달 적재 공간을 더 늘리고 동급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티볼리 에어’까지 출시했다. 티볼리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쌍용차의 전략은 적중하고 있다. 티볼리 에어의 인기가 티볼리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적자에 신음하던 쌍용차 평택공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져가고 있다. 이른바 ‘티볼리 효과’다.
21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해 티볼리의 흥행으로 쌍용차의 국내 판매량은 2014년에 비해 44.4%나 증가한 9만9,664대로 치솟았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4만5,021대를 티볼리 혼자 책임졌다. 쌍용차 모델 중에서는 역대 최대 히트작인 ‘렉스턴’이 2004년에 세운 기록(5만4,274대)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이다.
쌍용차는 지난 1월 ‘체어맨W’와 ‘코란도 투리스모’만 생산하던 조립 2라인에서도 티볼리 혼류 생산을 시작했다. 2라인에서 거들면 티볼리를 연간 6,000대 정도 더 만들 수 있다. 하루 8시간만 근무했던 2라인 직원들은 기꺼이 하루 3시간의 잔업과 토요일 특근을 소화하고 있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에서도 티볼리 에어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하루에 총 367대 정도를 조립하는데, 티볼리 에어의 비중이 이미 전체 생산량의 절반까지 치고 올라왔다. 김성진(41) 조립1팀 주임은 “2001년부터 근무하고 있는데 렉스턴 출시 이후 이렇게 바쁜 것은 처음”이라며 “티볼리 출시 이후 현장 분위기가 좋아졌고, 직원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218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했다. 2013년 4분기 이후 무려 8분기 만에 이룬 흑자다. 티볼리는 안타깝게 직장을 떠난 동료들까지 다시 돌아오게 하는 고마운 존재다. 쌍용차가 올해 다시 채용한 희망퇴직자 12명과 해고자 12명은 조립과 물류 등 다양한 직무에 편성돼 근무하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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