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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 식당 탈북 종업원 가족들 서울로 보내겠다” 대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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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 식당 탈북 종업원 가족들 서울로 보내겠다” 대면 요구

입력
2016.04.2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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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귀순을 납치로 몰아가려는 선전전 일환

“송환하지 않으면 복수전” 위협도

중국 저장성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지난 7일 국내로 입국한 탈북 종업원들이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지난 7일 국내로 입국한 탈북 종업원들이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북한이 21일 북한 해외식당 탈북 종업원 13명에 대해 “필요하면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며 가족과의 대면을 요구했다. 북한이 탈북자의 가족을 남한으로 보내겠다고 제의한 것은 처음으로, 이들의 귀순을 납치로 몰아가려는 여론몰이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사랑하는 딸들을 백주에 유인 납치당한 우리 가족들은 지금 한시바삐 꿈결에도 보고 싶은 자식들과 직접 대면시켜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족들의 절절한 요구에 따라 그들이 자식들과 직접 만나보도록 하기 위해 판문점 또는 필요하다면 서울에까지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저장성 닝보시의 식당에서 일하던 남성 지배인 1명과 여성 종업원 12명은 동남아시아를 거쳐 지난 7일 국내로 입국했다.

성명은 “유인납치 만행으로 끌려간 우리 여성들이 사랑하는 부모들을 만나 자기들의 의사를 직접 밝히게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면 저들의 집단 유인납치 행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우리의 직접대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우리 공민들을 억류하고 송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미 경고한대로 납치만행의 주모자인 청와대를 포함해 역적 패당에 대한 복수전이 다양한 방법으로 강도높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된 선원 5명 중 2명만 북측으로 귀환을 희망하자, 판문점에서 이들의 신병을 인수하면서 귀순한 나머지 3명의 가족들을 데리고 나와 선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우리 정부를 강력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탈북자 가족의 남한 행까지 언급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서 북한 적십자회는 지난 1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집단 탈북 사건을 중대 도발로 규정하면서, 우리 정부에 이를 사죄하고 종업원들을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또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조선민주여성동맹 등 온갖 기관을 동원해 입장을 내고 우리측이 종업원들을 납치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급기야 북한은 평양으로 돌아온 나머지 식당 종업원 7명을 앞세워 “식당 지배인이 종업원들을 속여 탈북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 종업원은 20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중순 지배인이 종업원을 모아놓고 식당을 동남아 어딘가로 옮긴다고 했다”면서 “이번 유인 납치는 식당 지배인과 한국에서 온 사업가가 함께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종업원은 “식당 지배인이 출발직전에 자신을 따로 불러 탈북 계획을 알려줬지만 시간이 촉박해 일부 종업원에게만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며 “이미 종업원을 태울 차량이 식당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종업원은 “한국에 끌려간 동료들이 겪을 엄청난 시련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평양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이들 20대 여성 종업원들은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면서 울먹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은 자의에 의해 탈북해 국내 입국한 것”이라며 “북한의 납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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