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K리그 클래식 팀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ACL 5차전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2-1로 꺾은 FC서울(승점 13)이 K리그 4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포항 스틸러스(승점 4)는 같은 날 조 2위 우라와 레즈(일본)가 시드니FC(호주)와 0-0으로 비기며 승점 8을 확보해 탈락했다. 전북 현대는 FC도쿄(일본) 원정 경기에서 3-0의 완승을 거두며 청신호를 켰고 19일 열린 5차전에서 감바 오사카를 2-1로 누른 수원 삼성도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8부 능선 넘었지만 안심 못해
전북은 지난 7일 최약체 빈즈엉(베트남)에 덜미를 잡혀 위기를 자초했지만 조 1위 FC도쿄와 원정 경기에서 예상외의 대승으로 되살아났다. 앞서 전북은 ACL 일본 원정 12경기에서 2승 1무 9패로 부진했었다. 하지만 조 1위를 되찾은 전북(3승 2패 승점 9)은 16강행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내달 5일 홈에서 있을 조 2위 장쑤 쑤닝(2승 2무 1패 승점 8)과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한다. 그러나 3위로 내려앉은 FC도쿄(2승 1무 2패 승점 7)와 격차가 승점 2에 불과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베트남 원정이라는 변수가 있으나 FC도쿄의 마지막 상대가 최약체 빈즈엉이기 때문이다.
FC도쿄가 빈즈엉을 잡고, 전북이 장쑤와 비기면 나란히 승점 10이 되는 전북과 FC도쿄가 조 1,2위로 16강 티켓을 딴다. ACL은 ‘승점-승자승-득실차-다득점’으로 순위를 매기는데 전북은 FC도쿄에게만 2승을 쓸어 담아 조 1위가 된다.
변수는 장쑤다. FC도쿄가 빈즈엉을 꺾고 승점 3을 챙길 시 장쑤도 반드시 전북을 이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장쑤는 전북전에 총력을 쏟아야 할 입장이다. 승점 1이 필요한 전북이 결코 방심 못할 이유다.
이상윤 건국대 축구 감독은 “전북은 힘든 일본 원정 경기를 이기고 분위기를 탔다”며 “직접 5차전을 중계하기도 했지만 전력상 웬만해선 조 1위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수원 삼성, 다득점에 올인
수원이 속한 G조는 마지막까지 한 골을 다투는 혼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 1위 상하이 선화(4승 1패 승점 12)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16강에 오른 가운데 2위 티켓을 놓고 수원과 멜버른 빅토리(호주)가 진검 승부 구도다.
비겨도 되는 전북과 달리 수원은 복잡하다. 최종전을 반드시 이기고 멜버른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원과 멜버른은 승점 6으로 같고 승자승에서도 2무승부여서 득실차를 따진다. 득실에서 0인 수원이 -1인 멜버른에 앞선 조 2위지만 현 시점에서 별 의미는 없다.
멜버른은 내달 4일 홈에서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된 감바 오사카(일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목표를 상실한 오사카여서 멜버른의 낙승이 예상된다. 수원의 최종전 상대는 상하이다. 수원도 나쁘지는 않다. 이미 조 1위가 확정된 이상 상하이가 굳이 전력을 다할 이유가 없다. 자국 리그와 16강 토너먼트에 대비하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1.5진이 나설 공산이 크다.
결국은 수원과 멜버른의 다득점 싸움이다. 승자승까지 같은 양팀은 골득실을 따져야 해 누가 실점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많은 득점을 올릴 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런 면에서 최근 수원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수원은 해결사 부재로 고민했지만 4월 들어 리그 4경기에서 6골, ACL 2경기에서도 3골을 넣었다. 4월 6경기 9골로 경기당 1.5골이다.
이상윤 감독은 “수원과 멜버른은 애매하다”면서도 “그래도 멜버른보다 수원의 2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근 경기 내용이 좋았고 선수단의 분위기도 올라왔다. 다득점을 위해 산토스와 권창훈 외에 염기훈 등이 해줘야 한다. 선제골만 빨리 뽑는다면 안방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