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기념재단은 2016 광주인권상 공동수상자로 베트남의 인권운동가 누옌 단 쿠에(74ㆍNguyen Dan Que) 박사와 말레이시아의 시민사회 연합기구 버시(BERSIH) 2.0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누옌 박사는 1976년부터 빈곤층의 건강을 외면하고 공산당원만을 선택적으로 대우하는 정부의 관행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한 운동을 벌여왔다. 그는 비폭력 민족 진보 전선을 만들어 베트남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해 투쟁하던 중 5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체포돼 정식 기소나 재판 없이 10년 간 구금된 상태에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1988년 국제사면위원회와 비정부 국제 인권단체의 석방요구로 풀려난 누옌 박사는 1990년 5월11일 비폭력 인권 운동단체를 설립,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부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다. 그는 다시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정부 전복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으며 20년의 강제노역과 5년 간의 가택연금 판결을 받았지만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에는 베트남 블로거 네트워크와 베트남 여성 인권위원회를 창립하고, 2014년에는 베트남 양심수협회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누옌 박사는 1994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의회는 5월11일을 베트남 인권의 날로 지정했다.
공동수상자인 버시 2.0은 말레이시아의 인권 상황이 날로 악화돼 가고 있는 상황에 처음으로 선거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8개 요구 사항을 포함한 국가적 개혁 의제를 제시했다.
버시 2.0은 대규모 집회를 통해 선거 부정 문제를 말레이시아 정치권에 부각시켰으며 문화ㆍ종교ㆍ민족적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활동은 해외 말레이시아인들의 글로벌 버시 출범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세계 85개 도시를 망라하는 네트워크를 갖춘 국제적인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념재단은 “누옌 박사는 수 차례에 걸친 구금ㆍ투옥 생활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베트남의 민주 인권을 위해 헌신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공동수상자인 버시 2.0의 활동은 아시아의 평화와 인권신장을 도모하는데 탄탄한 발판이 되리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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