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10> 이세돌이 혼신의 힘을 다해 간신히 패싸움을 만들었지만 안타깝게도 흑의 패감이 거의 없다. 반면 백은 자체 패감만 해도 여러 개가 나올 것 같다. 이세돌이 우변에서 1로 패감을 쓴 다음 3으로 패를 따냈지만 알파고가 4로 잇는 자체 패감을 쓰자 다음 수가 또 어렵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참고도> 1로 단수 쳐서 누가 이기든 여기서 끝장을 보고 싶지만 백이 2로 패를 따내면 역시 흑의 다음 패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기껏해야 3으로 우변에 패감을 쓰는 정도지만 백이 4로 단수 쳐서 패를 해소한 후 16까지 진행하면 좌측의 거대한 흑 대마까지 위험해진다. (15 … △)
이세돌이 눈물을 머금고 5로 한 발 물러선 다음 6 때 7, 9로 다시 패를 계속했지만 백은 10으로 단수 치는 패감이 또 생겼다. 이세돌이 이번에는 아래쪽을 11로 이은 다음 12 때 13으로 되단수 쳤다. (6 11 … △, 9 … 3) 어차피 진 바둑이므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나온 처절한 몸부림이다.
이때 알파고가 14로 단수 쳐서 오히려 먼저 패를 걸어간 게 승부를 결정짓는 최후의 일격이다. 이세돌이 일단 15로 패를 따냈지만 알파고가 16으로 또 자체 패감을 쓰자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15 … ▲) 176수 끝, 백 불계승.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내리 3연승을 거뒀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인간과 인간지능의 5번기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승리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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