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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가 정치인들에게 던진 것

입력
2016.04.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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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 4월 21일 막스 베버가 태어났다. 그는 직업 정치인의 열정과 책임의식,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1864년 4월 21일 막스 베버가 태어났다. 그는 직업 정치인의 열정과 책임의식,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독일의 정치ㆍ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정치란 열정과 균형감각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 “모든 희망의 좌절조차 견디어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의지를 갖추어야”한다고, “그 어떤 상황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만년의 저작 <직업으로서의 정치>(전성우 옮김, 나남출판)에 그렇게 썼다.

저 책은 1919년 1월 독일 뮌헨대 진보학생단체 ‘자유학생연합’이 주최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에서 베버가 한 강연을 엮은, 정치 철학의 고전이다.(1917년 11월의 강연 저작 <직업으로서의 학문>도 있다.)

그는 국가를 목표나 기능이 아닌 특수한 수단, 즉 ‘물리적 강제력’의 독점 주체로 규정했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자는 그러므로 “모든 폭력성에 잠복해 있는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135쪽) 그 힘을 적절하게 제어하기 위해 정치인이 갖춰야 할 자질로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열정, 책임의식, 균형감각. 그의 ‘열정’은 비창조적인 흥분 즉 개인적 자기 도취와 구분되는 ‘대의에 대한 뜨거운 확신’이다. ‘책임의식’은 합법적 폭력 행사권이라는 수단을 위험하고 파괴적으로 휘두르지 않게 하는 덕목이다. ‘균형감각’은 일종의 거리감이다. “내적 집중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즉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107쪽)

더불어 그는 정치인의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특히 책임 윤리를 강조했다. 신념을 갖되 정치의 결과가 신념(의도)에 어긋난다고 해서 세상의 어리석음을 비난해선 안 되며, 인간이란 어리석고 비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해 정치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의 강연은 1차 대전 패전 독일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이뤄졌다. 직업, 나아가 소명(vocation)으로서의 정치에 대한 저 높다란 기준에 비춰 현실은 그를 불행하게 했을 것이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택한 학자답게 끝내 냉정과 객관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1864년 오늘(4월 21일) 태어나 저 강연 직후인 1920년 6월 14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4월 19일자 ‘4.19’사진으로 64년 한일회담 반대 시위사진이 잘못 나갔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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