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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정착 비결이요? 움츠리지 않고 다가섰죠"

입력
2016.04.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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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출신 자웨이드씨

무지개청소년센터 10주년 맞아

후배 이주 청소년에 경험 소개

“초등학교 2학년 때 한국 와

무관심, 편견 딛고 당당히 생활

경희대에 진학 호텔리어 꿈 꿔요”

파키스탄 출신으로 2000년 한국에 와 2011년 경희대 호텔경영학과에 입학, 호텔리어의 꿈을 꾸고 있는 사바핫 자웨이드(오른쪽)씨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들 앞에서 자신의 정착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파키스탄 출신으로 2000년 한국에 와 2011년 경희대 호텔경영학과에 입학, 호텔리어의 꿈을 꾸고 있는 사바핫 자웨이드(오른쪽)씨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들 앞에서 자신의 정착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마음 먹기에 따라 생활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주해온 청소년들이 주변 시선에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사바핫 문 자웨이드(Sabahat Moon Javaidㆍ24)씨는 20일 자신감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힘이라고 말했다. 2000년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자웨이드씨는 한국에서 초ㆍ중ㆍ고 교육을 받았고 2011년 외국인 전형으로 경희대 호텔경영학과에 입학, 현재 호텔리어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지금은 외국인임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 없이 한국생활을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전학을 왔는데, 친구들이 전학 초기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1, 2주가 지나자 눈길조차 주지 않더라”며 “결국 어울리기 위해서는 먼저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그에게 담임 선생님은 ‘이제는 네가 다가가는 연습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고, 그는 용기를 내 친구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말을 건네면서 한국생활에 적응해갔다.

피부 색깔에 대한 한국인들의 차별적 시선도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버스를 타면 제 옆에 앉길 꺼려하거나, 제가 누군가의 옆에 앉으면 불쾌해 하는 걸 느낄 때가 많았어요. ‘내가 더럽나?’라는 생각까지 하며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개의치 않아요. 신경 쓰면 더 움츠러들게 되니까요.”

여성가족부 산하의 무지개소년센터에서의 활동은 한국 정착에 전기가 됐다. 이 센터는 중도입국 청소년, 탈북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 등 이주 배경 청소년들의 한국 사회 정착과 자립을 돕기 위해 2006년에 설립된 비영리 재단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소개로 무지개청소년센터를 찾은 자웨이드씨는 무지개문화탐험대원으로 활동했다. 무지개문화탐험대는 한국 청소년과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모여 예체능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모임이다. 그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과정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고, 음원으로 내놓기도 했다. 무지개청소년센터 홍보대사인 혼혈 가수 윤미래씨 등의 도움으로 2008년 ‘다르지만 같은 우리’라는 노래를 만들었는데, 작사(作詞)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어색함으로 외톨이였지. 말도 없어 무서워 키도 커. 말 걸기 어색했던 그 애 이름 사바핫’, ‘너의 맘의 벽을 깨. 다른 문화 가진 게 뭐가 그리 중요해. 이렇게 우린 하난데’ 등의 가사는 어려움 끝에 한국에 정착한 그의 진솔한 심경을 담고 있다.

자웨이드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센터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 앞에서 강연을 했다. 그는 “센터를 통해 국적, 나이, 성별 구분 없이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홍기 무기개청소년센터 부소장은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헤매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의 한 명으로 잘 정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국어 교육, 직업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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