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대회에서 이개호 의원 “혼자 돌아왔다… 野심장 되찾아야”
김종인 대표도 눈시울 적셔
재선 김경협은 초선 ‘군기 잡기’
“같이 함께 한 동료들 다 잃고 혼자 왔습니다. 반드시 야권의 심장인 광주·전남을 되찾겠습니다”
4ㆍ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당선된 이개호(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의원이 20일 눈물을 쏟았다. 더민주 소속의 당선자들이 처음으로 모두 모인 ‘당선자대회’ 자리에서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인사말 이후 14번째로 당선자 인사를 한 이 의원의 눈물에 박수와 환호로 뜨겁던 현장의 열기는 착 가라앉았다. 짧은 그의 발언이 끝나자 평소 감정 표현이 없던 김 대표의 눈가도 젖어 들었다. 수도권 압승과 동시에 호남 안방을 뺏긴 4ㆍ13 총선의 희비가 당선자 대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된 5선의 추미애 의원은 “이개호 의원의 눈물이 그냥 눈물이 아니다”며 “호남 없이 우리 정치가 설 수 없었던 세월이 많았다. 호남 빼고는 우리가 정권교체 해낼 수 없다는 걸 이 자리에서 다시 깨닫는다”고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착잡해진 분위기는 경기 부천원미갑에서 당선된 재선의 김경협 의원의 ‘군기 잡기’로 전환됐다. “초선으로 입문한 당선자들에게 더욱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뗀 김 의원은 “당 내부에는 항상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견이 외부로 표출되기 전에 당 내부에서 조율하는 절차를 최대한 거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새누리당 세작’ 막말 발언으로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직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에 기동민(서울 성북을) 당선자는 자신의 대학 1년 후배이지만 여의도 정치 선배인 재선의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을 언급하며 “박모 의원도 벌써 군기를 딱 잡더라”고 웃으며 응수했다. 그는 “선배님들이 잘 하면 조심해서 잘 할 것이고, 잘못하면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싸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초선 의원들의 당찬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당선자는 “국민들이 우리들을 제1당으로 만든 것은 ‘민생부터 챙겨라. 경제부터 살려라’는 요구였다”며 “계파 발언 때문에 당의 단합을 해치는 모습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신뢰를 잃는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3번을 받고 20대 국회에 입성한 정춘숙 당선자는 “힘들고 어렵고 가난한, 목소리 없는 사람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한 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이날 행사는 당선자들의 열띤 발언으로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끝났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박진만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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