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산업혁명에서는 노동력이 중요했지만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창의력이다. 창의력으로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자원이 부족하고 노동 경쟁력을 잃은 우리가 갈 곳은 없다.”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16 한국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창의력을 꼽았다. 세계 1위 휴대폰 기업 노키아의 몰락,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시가총액 세계 1위 등극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최근의 산업계 변화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골자다.
윤 원장은 이런 격변기에 우리 기업들의 생존 여부는 아이디어를 혁신적인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소프트 파워’에 달렸다고 역설했다. 소프트 파워란 예를 들어 신발에 센서와 통신망을 연결해 건강관리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발상의 전환과 실행력을 말한다. 그는 한 사람의 질문에 여러 사람이 댓글을 다는 형태의 상상력을 ‘지식인’ 서비스로 내놓으면서 크게 성장한 네이버도 좋은 사례로 들었다. 윤 원장은 “네이버의 주가 총액은 전국 400개 노른자위 땅에 지점을 갖고 있고 위성과 해저케이블, 광케이블 등을 갖고 있는 KT의 두 배가 넘는다”면서 “상상력을 서비스로 만들어 낸 결과는 이렇게 대단하다”고 말했다.
소프트 파워의 전제조건으로 윤 원장은 ▦소프트웨어의 가치 중시 ▦상상력과 창의성 ▦끊임 없는 혁신 ▦유연하고 논리적인 사고 등을 제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소 벤처기업이 아이디어를 100원에 판다면 110원을 주고 사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메리카 파트너십’으로 실업률을 2009년 10%에서 6년 만에 절반(5%)으로 낮췄다.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몰려 들면서 소프트 파워는 미국 경제 회복세의 견인차가 됐다.
윤 원장은 소프트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인재 교육, 금융 지원, 제도 정비 등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나스닥 상장 기업을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이 보유한 이스라엘을 본보기로 들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는 융자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투자”라며 “부력이 없는 융자의 물로 가득 찬 수영장에서 스타트업은 익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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