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쇄신을 묻다]<2>혁신모임 참여 친박 이학재
박근혜 캠프 비서실장 출신…3선 성공
“원내대표 경선, 계파 대결 안돼”
“친박은 현실인식을 안이하게 하는 사람이거나, 잘못 돌아가는 것에 똑같이 침묵하는 사람이 아니다.” 새누리당에서 개혁 목소리를 주도하는 정치인 가운데 ‘뼛속까지 친박’인 이학재(인천 서갑) 의원이 있다. 총선 참패 이후 친박계 원유철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들었고, 8인으로 구성된 새누리 혁신모임도 주도적으로 출범시켰다. 새누리당 쇄신 요구의 중심에 선 그를 20일 인터뷰했다.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먼저 친박계의 책임론을 꺼냈다. “쇄신과 비판은 비박계의 전유물이 아니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친박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개혁하고 변해야 한다는 말이 비박에서만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친박, 비박이란 프레임의 문제가 아니라 개혁하고 변해야 할 때”라는 상황의 엄중함 때문이다. 이 의원은 “총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는데도 책임이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 중심의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간다고 하니 황당했다”며 “당의 현실인식이 안이하고, 국민들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을 바꾼다’는 각오가 돼 있는 혁신적인 비대위가 필요하다”면서 “현실이 된 여소야대에 따른 20대 국회 운영 방식까지도 모색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3년 가까이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솔직하게 자신을 뼛속까지 친박인 ‘뼈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의 소망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고, 성공하려면 국회와 당이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총선에 지고도 차기 당 대표와 원내대표직을 두고 계파 간 자리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한심스럽다’는 말을 두 차례나 반복했다. 비박계 위주인 혁신모임에 친박계 인사로 참여한 것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더 이상 계파,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겠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야 이번 위기를 계파 간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당의 위기를 헤쳐나갈 중요한 임무가 주어진 자리인 만큼 계파 간 수(數) 대결로 가면 당의 미래가 사라진다”며 “후보들이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고 경쟁하는 쇄신의 대결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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