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이 당연한 축복인데 언제부터 장수가 재앙이 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서울지방법원에서 개인파산선고를 받은 4명 가운데 1명이 60세 이상이라는 현실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세상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지만 노후파산을 남에 일로만 치부하기엔 사회적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파산이란 경제적 사망선고로 닥치게 되는 핍박한 삶이 장수를 축복으로 누리는 행복을 앗아가 버리게 된다. 장수가 노후준비에 따라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 모를 갈림길에 서있다. 100세 시대에 살아갈 날이 길어지는 만큼 노후준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연금의 다층구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금피라미드’는 국가가 관리하는 국민연금(1층), 회사가 적립해 주는 퇴직연금(2층), 개인이 저축하는 개인연금(3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수준에 불과해 강제성을 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수령개시연령도 점차 늦어져 2033년부터는 만 65세부터 받을 수 있다. 평균 퇴직연령이 50대 중반임을 감안할 때 약 10년의 소득공백기간을 메울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개인연금이 편안한 노후생활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과 달리 스스로가 선택하여 매월 100만원 한도에서 적립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개인연금의 가입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이며 저축기간은 최소 10년 이상이다. 연금수령기간과 형태는 만 55세부터 가입자의 희망에 따라 5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월, 분기, 반기 또는 연간단위로 선택하여 수령이 가능하다.
개인연금은 판매처에 따라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보험(생·손보사), 연금저축펀드(자산운용사)로 나뉜다.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원금이 보장되지만 수익률이 낮고 연금저축펀드는 원금은 보장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연금저축은 연말정산시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절세목적보다는 노후자금마련을 위한 장기저축의 투자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장기포석을 가지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에 여윳돈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면 오랜 기간을 견디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서 오래될수록 그 소중함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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