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대국 과정에서 보여준 자세와 알파고의 자기학습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좋은 사례다.”
허창수 GS 회장이 20일 서울 논현로 GS타워에서 열린 2분기 임원 모임에서 한 말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9단의 끈기와 알파고의 작동 방식인 자기 학습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허 회장은 이날 “글로벌 경제는 아직도 저성장세가 계속되고 있고, 유가와 환율을 비롯한 주요 경제 지표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언급하며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대국을 치러 나가면서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창의적인 전략을 끊임 없이 탐구해 값진 1승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 9단의 끈기와 도전정신, 창의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허 회장은 이어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 신드롬을 일으킨 알파고의 작동 방식에도 주목했다. 그는 “알파고는 슈퍼컴퓨터 간 정보교류로 자기학습을 하고, 수많은 가상 대국을 통해 스스로 실력을 급성장시켰다”며 “이는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 환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예기’에 나오는 ‘교학상장’의 좋은 본보기란 이야기다.
허 회장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전략을 선택하며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S그룹이 후원하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입주 기업 마린테크노의 성공 사례도 다시 소개했다. 마린테크노는 수산물에서 추출한 콜라겐 성분을 이용해 화장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최근 대통령의 미국과 남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56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허 회장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킨 ‘마린테크노’의 기업가정신과 창조경제혁신센터, GS계열사의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런 사례를 모델로 삼아 상생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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