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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슬슬 움직이나… “새판 짜기 각오를” 측근들에게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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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슬슬 움직이나… “새판 짜기 각오를” 측근들에게 당부

입력
2016.04.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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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14명과 함께 4ㆍ19 묘지 참배

오찬 자리서 “위기 해결 우리가…”

일각 “정계복귀 정지 작업” 관측

孫, 관련 질문엔 웃으며 언급 회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6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끝난 뒤 참배하기 위해 전혜숙, 조정식, 이찬열 당선자 등과 함께 현충탑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6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끝난 뒤 참배하기 위해 전혜숙, 조정식, 이찬열 당선자 등과 함께 현충탑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친손학규계 전ㆍ현직 의원 15명이 서울 수유동 국립 4ㆍ19민주묘지에 모였다. 그 한 가운데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있었다.

손 전 고문이 4ㆍ13 총선 이후 처음으로 19일 서울에서 세 과시를 했다. 야권 권력지형이 급변하는 상황과 맞물려 정계복귀를 위한 정지작업이란 관측이 벌써 나온다.

손 전 고문은 4ㆍ19 기념일을 맞아 이날 4ㆍ19 민주묘지를 측근들과 참배했다. ‘친손학규’로 분류되는 더민주의 조정식ㆍ이찬열ㆍ양승조ㆍ이언주ㆍ유은혜ㆍ김민기 의원과 김병욱ㆍ임종성ㆍ고용진ㆍ강훈식ㆍ전혜숙ㆍ정춘숙 당선자, 국민의당 김성식 당선자, 서종표 전 의원 등 14명이 함께 했다. 손 전 고문 팬클럽 회원까지 130여명이 운집했다. 한 참석자는 “매년 있는 참배 행사일 뿐”이라며 다른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평년보다 30, 40명 정도 많은 인원이 참석해 분위기가 여느 때와 달랐던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참배 뒤 손 전 고문은 생환한 측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거나 포옹을 했다. 이런 풍경은 공식 행사를 마친 뒤 별다른 말 없이 차를 타고 떠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와는 대조를 이뤘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가 호남에서 3석밖에 못 얻었다’,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등 정계 복귀와 관련한 질문에는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연신 밟은 표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근 육개장집에서 일부 측근들과 가진 오찬 행사에서는 정계 복귀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는 높은 수위의 발언들이 나왔다. 손 전 고문은 “이번 총선은 4ㆍ19의 DNA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권력 독점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당선자들은) 4ㆍ13 총선을 통해 국민들과 청년들이 이뤄놓은 선거혁명을 완성된 혁명으로 이뤄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며 “20대 국회를 통해 근본적인 위기 해결을 위한 새판 짜기에 나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단단히 해주실 것을 부탁하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날 손 전 고문과의 오찬에 동석한 김병욱 당선자는 “오찬 내내 밝은 분위기였지만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였지, 정계 복귀 신호 같은 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 참석자는 “그의 정계복귀는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며 “문제는 결국 시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 전 고문 입장에서 정치권 복귀는 총선 후 더민주의 지도체제 개편이나 야권구도 재편 흐름과 맞물린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좀 더 관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총선에서 김종인 대표의 두 차례 지원 유세 요청에도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며 고사했고, 2014년 7ㆍ30 재보선 직후 스스로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물러났던 만큼 당장 복귀할 명분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 인사는 “야권이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더민주도 국민의당도 불안정한 상황이고 문재인, 안철수 두 정치인도 야권의 구심점이 되기 힘든 구도”라며 “손 전 고문은 당분간 지켜본 뒤 이들의 통합과정에서 역할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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