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월요일 경기를 펼친 부산과 경남/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월요일에 만나는 축구를 표방한 '먼데이 나이트 풋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총 11팀이 겨루고 있는 챌린지(2부 리그)의 총 22경기를 월요일로 배정한 것이다. 올 시즌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지난 18일 대구-안양(1-1 무), 부산-경남(1-1 무)의 경기로 막을 올렸다.
◇ K리그는 브랜드화가 한창
K리그의 월요일 경기는 33년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983년 4경기를 시작으로 1985년 2경기ㆍ1986년 3경기ㆍ1987년 8경기ㆍ1989년 1경기ㆍ1997년 1경기ㆍ2008년 4경기ㆍ2011년 2경기ㆍ2012년 3경기로 이어진다. 2013년에 들어서 월요일 경기에 대한 개념을 잡고자 챌린지 16경기로 확대됐고 2014년 챌린지 12경기, 2015년 클래식 2경기ㆍ챌린지 11경기가 꾸준히 월요일에 치러졌다. 최근에는 먼데이 나이트 풋볼이란 일종의 브랜드화 작업이 한창이다.
축구연맹 관계자는 "주말이 아닌 주중 경기에 대한 니즈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야구처럼 조금 더 많은 분들의 인지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고 지역 팬들이 해당 팀의 경기를 언제든 알 수 있을 만큼 구단과 연맹이 홍보와 팬서비스 활동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빅리그처럼 파이를 키워 월요일 경기를 추후 1부 리그로 확대 편성할지에 대해선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선을 그었다.
◇ 월요 경기의 핵심은 중계권
세계 최고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는 특별하게 편성되는 월요일 경기가 존재한다. 중계권료 강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독일 축구협회(DFB) 역시 EPL처럼 매 라운드 월요일 경기를 배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첫 월요일 경기 합계 관중 1,701명으로 이제 걸음마 수준인 K리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월요일 경기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관중 동원보다 '알짜' 중계권 계약을 이끌어내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주말에 열심히 스포츠를 소비하고 다시 일터로 나가는 주간 첫 근무일인 월요일 저녁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들이 쉬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대개 토요일 오후에 집중되던 축구 경기를 EPL과 같이 일요일 낮과 월요일 저녁 등으로 시간대를 다양화시켜 중계 경기를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챙기는 시스템의 정착이다. 실제 지난 2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리그 중계권에 대한 경매를 시작한 EPL는 월요일 저녁이 포함된 5개의 경기 꾸러미를 스카이 스포츠에, 토요일 오후와 주중 경기로 구성된 2개의 패키지를 BT 스포츠에 판매하면서 무려 51억3,600백만 파운드(약 8조4,000억원)를 챙겼다. 중계를 요일별로 쪼개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 무시 못 할 '먼데이' 파워
EPL에 앞서 월요일 중계 시장을 개척한 성공 사례는 미국프로풋볼(NFL)이다.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북미 4대 메이저 스포츠 중 꼴찌였던 NFL이 첫 전성기를 열어젖혀 지금은 독보적인 선두로 올라서는 데 한몫을 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다. 지난 1970년부터 시작된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미국 지상파 ABC에 이어 2006년부터는 ESPN이 이어가고 있다. 월요일 밤 독점으로 편성된 중요 경기는 보편적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주목도 역시 상당하다.
이런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심지어 월요일은 무조건 쉰다는 한국프로야구에도 월요 경기 얘기가 나온 바 있으나 아직은 반대 의견이 많아 실현 가능성은 낮다. NFL을 벤치마킹한 메이저리그처럼 월요일 경기를 정식으로 편성하자는 주장에 대해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은 "조건부 찬성"이라며 "'먼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처럼 1개 구장에서만 경기하면 여러모로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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