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윤혜령(31)씨는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는 1급 청각 장애인이다. 상대방의 입술 움직임을 읽어 대화는 가능하지만 소리를 듣지 못해 헤어드라이어나 TV를 켜놓고 출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윤씨는 이제 사물인터넷(IoT)으로 집 밖에서도 가전제품들을 켜고 끄며, 인터폰으로 방문자를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이 동영상이 따뜻한 기술로 공감을 얻은 것에 착안, 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전국 청각 및 최중증 장애인 가구 3,000곳에 홈 IoT 서비스를 평생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장애인 가구에 공급하는 홈 IoT 서비스는 현관 폐쇄회로(CC)TV, 원격 조절 가스밸브ㆍ스위치ㆍ플러그 등으로 구성된다. 현관 앞에 사람이 접근하면 스마트폰 진동을 작동시켜 초인종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체 장애인은 불편한 몸을 움직여 인터폰까지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방문자와 대화가 가능하다.
윤씨의 유튜브 영상처럼 외출 시 집안의 가전제품과 전등을 켜고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스밸브를 조작할 수도 있다.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이번 캠페인은 새로운 기술로 신체적 장벽을 넘어 누구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 지원 대상은 중증 지체장애 1급 및 청각장애 3급 이상 장애인이며, 장애인의 날인 2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홈페이지(www.freeget.net)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등 10여개 장애인 단체에서도 신청을 받는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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