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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알레르기 비염, 방치하다간 키 성장 제대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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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알레르기 비염, 방치하다간 키 성장 제대로 안돼

입력
2016.04.1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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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다가 어린이 성장 발육 촉진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다가 어린이 성장 발육 촉진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코 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 등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환자는 주거환경 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자가 최근 5년 새 13.2% 늘어 74만2,000명이나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질환을 방치하면 고질병이 돼 천식 등 합병증과 온 몸에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아주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이로 인해 감기약만 먹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문의들은 “재채기가 계속 반복되고, 맑은 콧물이나 코 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열흘 넘게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 놓치기 일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에 따라 봄이나 가을에만 나타나는 계절성과 연중 내내 걸릴 수 있는 통년성으로 나뉜다. 계절성은 꽃가루알레르기 등이 원인이고, 어른이 된 뒤 주로 발병하고 알레르기 결막염까지 나타날 수 있다. 통년성은 집먼지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3~7세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고 기관지천식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발병하는 통년성이다. 실제로 9세 이하 어린이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전체 환자의 24.3%(2014년 기준)나 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인 유전 요인과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환경 요인이 상호작용해 발생한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호흡기 면역력이 약해 감기만 걸려도 기침,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해 천식 등 합병증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 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되면 감기가 아닌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달리 미세먼지가 많은 곳이나 꽃나무에 가까이 가면 재채기와 코 막힘 증상이 심해지거나, 증상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맑은 콧물로 인한 코 훌쩍임, 코 막힘과 가려움 증상으로 인한 코 문지름이 자주 반복되거나, 눈물이 나고 가려워지며, 목 아픈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방치하면 성장장애, 천식으로 악화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화되면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 잦은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어린이의 경우 콧물과 코 막힘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키도 제대로 크지 않는 등 발육장애가 생길 수 있다.

입으로 숨쉬는 습관까지 생기면 치아가 고르지 못한 부정교합이 생기고 얼굴이 변형되기도 한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이면 코가 막혀 집중도 제대로 못하고, 흐르는 콧물을 계속 닦다가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또한 어린 시절에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천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실제, 천식 환자의 8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40%가 천식을 동반하고 있다.

천식을 앓는 어린이의 기관지는 알레르기 원인물질로 인해 좁아져 숨 쉬기가 어렵다. 또한 숨쉬거나 기침할 때 쌕쌕거리고(천명) 숨이 찰 수도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되면 빨리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순주(왼쪽) 아이퍼스트아동병원 원장이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이순주(왼쪽) 아이퍼스트아동병원 원장이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어린이 특성에 맞는 약물 치료해야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으로는 원인 물질을 피하는 환경요법(회피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이 있다. 비염 치료를 위해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적절한 약물로 치료해야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이순주 아이퍼스트아동병원 원장은 “세계천식기구의 천식치료 지침(GINA guideline)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권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어린이의 신체 특성상 숨을 깊게 들이 마셔야 하는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사용하기 힘들면 먹는 약인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씹어 먹을 수 있어 복용이 간편하며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물요법과 함께 알레르기 질환 원인을 피하는 건강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곤충, 곰팡이 등이 있다. 집먼지진드기는 습하고 따뜻하며 먼지가 많은 곳에서 잘 번식한다. 사람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을 먹고 살며 침대 매트리스, 카펫 등에서 많이 번식한다. 따라서 침구류는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이상 뜨거운 물로 씻고, 가능한 한 매트리스, 카펫, 천으로 된 소파, 인형 사용을 피한다. 또한, 집안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한다.

평상시 식염수 세척으로 코의 청결을 유지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주사기를 이용해 생리식염수를 하루에 2번 정도 코 안에 주입해 코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수분을 공급해 주는 방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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