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높은 A형 간염이 4~5월에 크게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3년간 A형 간염 환자수를 월별로 집계했을 때 1월 5.6%, 2월 8.6%, 3월 10.7%, 4월 11.2%, 5월 11.4% 순이었다.
이처럼 5월까지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A형 간염은 6월 9.5%를 시작으로 점차 줄어 12월에는 4.7%로 떨어진다.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이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조개류 등을 먹을 때 감염된다. 밀집된 단체생활을 할 때 집단 발병되기도 한다.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친지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봄철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야외 활동이나 해외 여행이 많아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의 특징은 어릴 때 감염되면 가벼운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데, 성인이 돼 걸리면 그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는 점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 나타나 감기 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그 후 소변 색깔이 콜라 색깔처럼 진해지면서 눈 흰자위가 노랗게 황달을 띠게 된다. 심하면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사망할 수도 있다.
서동진 비에비스나무병원 소화기내과 원장은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감기증상이 있으면서 식욕저하, 피로, 온몸에 힘이 빠지는 권태감이 심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 A형 간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A형 간염은 다행히 급성 간염만 일으키고 만성 간염으로 악화하지는 않지만, 증상이 심하면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약물치료를 하면서 회복될 때까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A형 간염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식사 전이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날것이나 상한 음식을 들지 말아야 한다. 특히 지하수나 약수 같은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보통 85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죽는다.
A형 간염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백신을 한 번 접종한 후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하지만 A형 간염 백신 접종을 하기는커녕, 자신에게 A형 간염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 원장은 “A형 간염 항체 여부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다”며 “항체가 없다고 확인되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기존에 간질환이 있거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나라로 여행하려 한다면 예방백신을 꼭 맞을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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