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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로 통화했다고… 여객기서 쫓겨난 미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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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로 통화했다고… 여객기서 쫓겨난 미 대학생

입력
2016.04.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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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룰딘 막주미. 페이스북 캡처
카이룰딘 막주미. 페이스북 캡처

기내에서 아랍어로 전화통화를 한 이라크 출신 미국 대학생이 탑승을 거부당했다. 아랍어로 다른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고,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테러가 잇따르면서 미국 내에서 반 무슬림 감정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카이룰딘 막주미(26)는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로 향하는 국내선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 올랐다. 막주미는 이륙 전 기내에서 이라크 바그다드에 사는 삼촌과 아랍어로 통화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한 만찬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자랑삼아 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아랍어로 ‘IS’와 ‘인샬라’라는 인사말이 나오자 앞자리 승객의 오해를 샀다. 막주미는 반 사무총장에게 IS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는 내용을 말한 것에 불과하지만, 아랍어를 모르는 승객들이 테러리스트의 위협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막주미는 “전화를 끊자마자 한 승객이 화난 듯 비행기를 빠져나가더니 2분 정도 지나 항공사직원이 경찰들을 데리고 다가왔다”라며 “직원이 왜 기내에서 아랍어를 사용하느냐고 추궁했고, 다시 이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윽박질렀다”고 밝혔다. 출국장으로 돌아온 막주미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3명에 의해 가족 관계 등과 관련된 추가 조사를 받았고, 결국 예정 시간보다 8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 이슬람관계위원회(CAIR)측은 “이와 비슷한 이유로 아랍인이 비행기에서 쫓겨난 사례가 올해 들어 여섯 건에 달한다”라며 “앞으로 아랍인들이 여행할 때 더 감시를 당하고 곤경에 처할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측은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유감을 표시했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내세우며 탑승거부 관련 자료 공개를 거절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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