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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日 환율 개입 견제구… 꺾이지 않는 엔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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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日 환율 개입 견제구… 꺾이지 않는 엔高

입력
2016.04.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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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재무 “외환시장 개입 가능”

루 재무 “부적절” 공개적 쐐기

원유 감산 실패… 엔高 지속 전망

세계경제 취약성 반영 탓

한국 수출 반사이익 기대 못해

엔화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에 미국이 공개적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일본이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은 통상 엔화 강세의 반사이익을 봐 왔지만, 최근 엔화 강세가 세계경제 취약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18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급락(엔화가치 급등)했다. 전거래일(15일)에 108.76엔이었던 달러ㆍ엔 환율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108.01원으로 하락했다. 1월 29일 121.14원과 비교하면 두 달 반 만에 11% 절상된 수준이다.

이날 새벽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긴 영향이 크지만, 지난 주 외환시장 개입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의 불협화음이 노출된 것 역시 이날 환율 급락의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뒤 “외환시장에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이 있는 경우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역시 “최근 엔화 강세는 과도하다”고 규정했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위해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런 일본의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쐐기를 박았다. 루 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화가 절상되기는 했지만 외환시장은 여전히 질서 있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질서’를 개입 조건으로 든 아소 장관의 발언을 감안하면, 루 장관이 현 시점에선 일본 정부의 개입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루 장관은 “일본은 대외 수요(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 증대)보다 내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당분간 엔화 강세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대립 구도에서 일본이 엔화 강세를 되돌리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미 대선을 앞두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엔화 가치가 높으면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하는 한국이 상대적 이익을 봐 왔던 게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엔 좀 경우가 다르다고 말한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환율 효과가 있더라도 실제 수출은 세계적인 수요가 안 좋아서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도 “안전자산 수요 증가에서 비롯된 엔화 강세 때문에 엔화 대출을 통한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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