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당 원내대표 회동 표정
서로 양보하다 주승용이 모두발언
결과 브리핑까지 주도 ‘상전 대접’
원유철 굳은 표정… 이종걸은 미소
4ㆍ13 총선에서 38석을 얻은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8일 19대 국회 첫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첫 번째로 모두발언을 하고 회동 결과 브리핑을 주도하는 등 상전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20대 국회 개원까지 40여일 남았지만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벌써부터 국민의당 모시기에 나선 모습이다.
총선 이후 달라진 국민의당 위상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의 발언 순서에서부터 드러났다. 정 의장은 “법안마다 각 당의 입장이 다르겠지만 가능한 것은 처리해줬으면 하는 것이 의장으로서의 바람”이라며 4월 임시국회 소집 필요성을 설명한 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첫 발언권을 제1당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원 원내대표가 발언권을 넘기자 이 원내대표는 “원유철 대표님이 비대위원장까지 되셨는데”라며 사양했다. 원 원내대표가 다시 “1당 대표님께서 하셔야죠”라며 이 원내대표에게 양보하자 이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주 원내대표의 손을 잡으면서 “야권을 대표해서 먼저…”라면서 마이크를 넘겼다. 그 바람에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의 첫 모두발언은 주 원내대표가 장식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정 의장의 옆자리에 앉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총선 이후 180도 달라진 3당의 상황은 이날 각 당 원내대표의 표정에서도 묻어났다. ‘제1당의 원내사령탑’이 된 이 원내대표는 회동 도중 특유의 미소를 자주 보였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능멸하고 의회주의를 훼손한 것에 대해 국민이 평가를 내렸다”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반면 원 원내대표는 회동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고 “19대 국회가 사상 최악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저를 비롯한 새누리당의 책임이 크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난 2월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8박 9일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들어갔던 더민주의 절박함이나 지난달 18일 가까스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국민의당의 급박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오는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한 달 간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1ㆍ2당의 원내대표를 대신해 회동 결과 브리핑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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