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 당국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중국은 트럼프의 중국산 제품 45% 관세 공약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트럼프는 무역협정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맞대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비이성적인 타입”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트럼프가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겨냥해서다. 트럼프 발언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우 부장은 “트럼프의 공약은 세계무역기구(WT0)의 규정 위반”이라며 “미국이 실제로 트럼프의 공약을 이행한다면 리더십을 갖춘 주요 강국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양국 경제 시스템이 서로 맞물려 있는 상호 의존적인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도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그는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이 우리의 일자리와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3,600억달러(약 420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이어 “중국이 우리를 계속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계속 참을 수는 없다”면서 “중국이 우리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모든 무역협정과 금융약정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북한도 이날 트럼프의 한국ㆍ일본의 핵무장 용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대사 출신인 리종렬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CNN에 출연해 “우리에겐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말하면서 동맹국들에 핵무기를 가지라고 하는 건 이중잣대 아니냐”고 따졌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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