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120여건 피해 신고 접수
전국적으로 초속 20m가 넘는 소형 태풍급 강풍이 몰아친 16일과 17일 사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17일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앞바다에서 3,525톤 자동차운반선이 강풍과 조류에 밀려 좌초돼 선원 5명이 부산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이 사고로 선박 연료가 유출돼 해경과 부산방제공단 등이 해상방제 작업에 나섰다.
제주공항은 16일 오후부터 폭우와 함께 돌풍이 몰아치면서 강풍특보가 발효돼 이날 하루 제주기점 항공기 281편이 무더기로 결항됐고, 항공사 예약기준 2만1,000여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채 발이 묶였다. 항공편 운항여부를 문의하려는 관광객 등이 한꺼번에 제주공항으로 몰렸지만 다행히 1월 폭설로 인한 대규모 결항사태 때와 같은 큰 혼잡은 없었다. 제주공항은 17일 오전 정상화됐고 국토교통부와 각 항공사는 이날 정기편 220편과 임시편 51편을 동원해 관광객 등 체류객 수송을 재개했다.
17일 강원 영동 11개 시·군에 강풍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5시쯤 양양에서 김해로 갈 예정이었던 항공기가 결항, 승객 20여명이 발걸음을 되돌렸다.
설악산 케이블카 운행도 전면 중단됐고 이날 낮 12시 30분쯤께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에서는 컨테이너 위에서 강풍 피해를 막는 작업을 하던 주민 김모(57)씨가 넘어져 다치는 사고도 벌어졌다.
17일 오전 1시쯤 대구 달성군 논공읍의 한 자동차 공장의 가로 7m 세로 5m 철근구조물이 공장 앞 도로로 넘어져 3시간 가량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앞서 16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모텔 앞에서 입구에 세워 놓은 가로 1m 세로 8m 크기의 간판이 강풍으로 넘어져 정차 중인 승용차의 지붕이 파손됐다.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서는 골프연습장 철골이 무너져 철길을 덮치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17일 대전 대덕구 대로변의 가로수가 쓰러졌고 충남 홍성에서는 비닐하우스가 쓰러지며 구제역 방역초소(컨테이너)를 덮쳐 방역대원 3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16일부터 17일 오후까지 전국적으로 강풍 피해 신고가 120건이 넘게 접수됐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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