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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기업 구조조정 직접 챙기겠다… 현대상선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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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기업 구조조정 직접 챙기겠다… 현대상선이 걱정"

입력
2016.04.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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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중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결정적

잘 안 풀리면 정부가 나설 것”

조선업은 속도 조절 시사

시중은행은 채무재조정에 난색

“구체적 방안 함께 내놔야” 지적도

G20 재무장관, 중앙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유일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DC=연합뉴스
G20 재무장관, 중앙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유일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DC=연합뉴스

정부가 4ㆍ13 총선이 끝나자마자 기업 구조조정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고까지 밝혔다. 총선 때문에 조선 해운 철강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사령탑이 터뜨린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내년 대선을 감안하면 총선이 끝난 뒤 올해 말까지가 구조조정 적기라는 판단 아래 취약 업종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죌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찾은 유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 “공급 과잉업종ㆍ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이 금융권 빚이 많은 39개의 주채무계열 기업집단을 선정하고 올해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에서 유 부총리의 발언은 구조조정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부총리는 특히 현대상선을 직접 거론, 해운업계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해운 업종에서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며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고 현대증권도 파는 등 자구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선박 대여로) 협상이 중요한데 잘 될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한 발 더 나아가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절차가 최대한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자금 지원을 받아온 한진해운도 예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면 유 부총리는 해운업과 함께 대표적인 취약업종인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고용 등에 직접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무척 고민이 된다”고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조선소 한곳이 문을 닫으면 지역 경제가 충격에 빠지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강력히 밀어붙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지만, 문제는 정부의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실제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쓸 돈을 한국은행이 풀게 하자는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는 제1당에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직면한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취약업종에 대한 채무재조정이나 출자전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추가로 투입할 여력이 많지 않다. 취약 업종의 장기 경기 악화와 불투명한 미래 전망으로 인수ㆍ합병(M&A)도 쉽지 않은 상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금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된 것은 구조조정 주체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유 부총리가 직접 챙기겠다는 말 외에 어떤 수단을 동원해 기업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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