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어 조만간 5차 핵실험 가능성… 軍 “예의주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우리 군당국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에서 지난달에 비해 차량과 인력, 장비의 이동이 활발하다”며 “핵실험용 갱도 주변에 소형 차량이 부쩍 드나들고 주변에 흙과 목재가 쌓인 흔적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언제든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5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이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하라”고 지시한 터라 추가 핵실험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더구나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첫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이 공중 폭발해 체면을 구기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25일 인민군창건일과 다음달 초 7차 당대회를 전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다만 북한이 4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당시 한미 정보당국이 임박한 이상징후를 포착하지 못할 정도로 은밀히 추진했던 만큼, 최근 풍계리의 움직임은 보여주기식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주 리수용 외무상의 뉴욕 방문에 맞춰 핵실험 징후를 일부러 노출시켜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풍계리의 만탑산 동쪽 갱도에서 2006년 1차 핵실험을, 서쪽 갱도에서 2009년과 2013년 각각 2차,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4차 핵실험은 기존 서쪽 갱도에서 파생돼 북동쪽으로 2㎞ 떨어진 새로운 갱도에서 진행됐다. 최근의 준비 움직임은 4차 핵실험 때의 북쪽 갱도 주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년 전 만탑산 남쪽에도 새로운 갱도를 만들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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