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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실 수업 ‘지식 암기’에서 ‘역량 함양’중심으로

입력
2016.04.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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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교육 동향은 학생들이 지식을 소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황이나 맥락에서 지식을 활용하고 실제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중시한다. 이는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복잡한 사회, 문화, 기술의 문제들과 세계 공통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으로 제시하였다.

핵심역량은 학교 교육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학교 밖의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는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즉, 교사가 무엇을 가르쳤는가에 집중하기 보다는 학교 학습의 결과로 학생이 배운 내용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교실 수업이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 방식에 머문다면 ‘역량 함양’ 중심의 교육의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실수업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

먼저, 교수·학습 활동에 수행을 포함해야 한다. 수행이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아닌 지식을 적용, 분석, 평가하는 고차원적 인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과 관련된다. 따라서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통합적으로 적용하여 새로운 상황과 맥락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학생들에게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갖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학습이나 생활에서 부딪치는 과제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쌓게 하고, 타인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혼자만 잘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속한 팀이 잘 할 수 공통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국제평가인 PISA 2015의 평가항목에 ‘협력적 문제 해결력’을 도입하는 등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학생의 다양한 특성에 부합하는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역량은 개인 간의 상호작용도 중요시하지만 개개인의 강점과 잠재된 능력을 키워주는 것 역시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속도와 학습유형을 고려해 개개인에게 유의미한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학생 맞춤형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가가 교수·학습과 연계되어야 한다. 지식이 활용되는 맥락의 실제성이나 적용 능력을 보는 수행평가가 강조될 뿐 아니라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의 학습이 이루어진 후 학습의 결과만보는 평가에 의존하기 보다는, 학습의 전 과정에 걸쳐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고, 다양한 전략을 이용하여 자신의 진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량을 도입함으로써 기대하는 효과는 교수?학습의 초점을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로부터 ‘학습자가 배운 내용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로 이동시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실생활에서 활용되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행 교육과정의 학교교육과 수능의 불일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현행 수능제도의 근본적 개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반 노력이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이번 새 교육과정은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우리 학생들의 학습과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온정덕 경인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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