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강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16일 새벽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사망자가 9명이 추가돼 총 18명이 됐다. 일본 정부는 1주일 정도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총력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 25분께 구마모토현에서 리히터 규모 7.3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9시26분 인근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를 조금 넘겨 또 발생한 강력한 여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새벽 지진의 진원지는 북위 32.8도, 동경 130.8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1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아소시에서 진도 6을 조금 넘는 진동이 관측되는 등 일대가 심하게 흔들렸다. 또 이 지진에 이어 약 30분간 진도 4~6의 여진이 5차례 정도 뒤따랐다.
일본 기상청의 아오키 겐(靑木元) 지진해일 감시과장은 긴급기자회견에서 “14일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은 이른바 ‘전진(前震)’이고, 이번 지진은 ‘본진(本震)’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진’은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에 앞서 그 지방에서 일어나는 상대적으로 작은 지진을 말한다. 아오키 과장은 “이틀 전 구마모토 지진의 규모가 6.5였던데 비해 이번 지진은 규모 7.3이었다”며 14일 발생한 지진의 여진 범위 안에서 이번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진으로 흔들림이 강했던 지역은 이틀전 지진보다 더 넓은 것 같다”면서 향후 일주일 안에 진도 6에 육박하는 여진이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NHK는 16일 발생한 여진으로 9명이 숨지고 76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구마모토에서는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으로 주민 9명이 숨지고 1,100여명이 부상당한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6일 새벽 구마모토(熊本)현에서 잇달아 발생한 강진과 관련해 “피해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이같이 말하고 “피해상황 파악과 구조 및 구명에 전력을 다할 것과 정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당초 16일로 예정했던 구마모토 시찰 일정을 취소했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기상청은 높이 1m 정도의 지진해일(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주의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시내에서는 방 안의 물건들이 줄줄이 쓰러질 정도의 격렬한 흔들림이 반복적으로 감지됐다. 구마모토현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구마모토 시내 호텔 투숙객들에게 인근 주차장 등으로의 긴급대피령이 내려졌다.
지진 발생 후 주택이 무너졌다는 신고와 무너진 건물에 깔렸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으며 현지 병원으로 부상자가 속속 이송되고 있다. 주민들이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구마모토 지역 신문사 건물이 훼손됐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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