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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마그마 존재” 北, 서양 과학자들과 첫 공동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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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마그마 존재” 北, 서양 과학자들과 첫 공동연구 발표

입력
2016.04.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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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지하에 용융 암석 확인”

2년 연구 거쳐 美 학술지 게재

북한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미국 영국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백두산 지하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북한과 미국 영국 중국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15일 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백두산 인근에서 탐지한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과거 화산 활동의 원인으로 추측되는 용융 암석(마그마)이 천지 아래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총 11명의 연구팀 중 7명은 북한 지진부와 평양 국제 신기술 및 경제 정보센터 소속 과학자다. 북한이 서양 과학자와 함께 백두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과학자들이 영국과 미국, 중국 과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주변에 지진계를 설치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 과학자들이 영국과 미국, 중국 과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주변에 지진계를 설치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헤이몬드 영국 런던대 교수가 찍은 가을철 백두산 천지의 모습.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헤이몬드 영국 런던대 교수가 찍은 가을철 백두산 천지의 모습.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이날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천지 지하에는 서울시 면적의 2배 크기의 용융 암석이 존재한다. 용융 암석이 점점 많아지며 지표 근처까지 다다르면 결국 폭발해 흐르게 되는데, 이를 마그마라 한다. 연구진은 천지에서 반경 20㎞ 이내 8개 지점에 지진파 탐지 장비(지진계)를 설치한 뒤 2013년부터 2년 동안 지진파를 포착, 거리와 속도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용융 암석의 범위를 확인했다. 지진계를 설치한 지점 중 6곳은 북한 영내다. 이 과정에서 미영 과학자들은 자국 정부의 승인 아래 정밀 지진계를 북한으로 반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헤이몬드 영국 런던대 교수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과학자들을 만나기 위해 북한을 총 8번 방문했다”고 밝혔다.

북한 지진부 소속 과학자 2명이 백두산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 지진부 소속 과학자 2명이 백두산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과 영국, 미국, 중국 과학자들이 지진계를 설치하기 위해 백두산 인근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북한과 영국, 미국, 중국 과학자들이 지진계를 설치하기 위해 백두산 인근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제공

역사에 기록된 가장 큰 백두산 폭발은 946년에 있었다. 2002~2005년에도 백두산 인근의 지진 횟수가 부쩍 늘며 마그마의 존재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이번에 마그마 존재가 입증됨에 따라 앞으로 백두산이 언제 다시 폭발할 지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헤이몬드 교수는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에 대해 “(이번 연구만으론)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용융 암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 과학자들과 추가 연구도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함께 백두산 연구를 추진중인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북한 과학자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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