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해단식에서
“다시 긴장 자세로 대선 대비를”
수권정당 목표로 당권 도전 예고
비대위원장엔 이종걸ㆍ진영ㆍ양승조ㆍ정성호ㆍ김현미ㆍ이개호
친노ㆍ친문 당선자들은 빠져
원내대표 경쟁도 본격화
“제1당의 결과는 잠깐 즐기되, 잊어버려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포스트 총선 정국에 대비한 전열 정비에 착수했다. 김 대표 1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지금부터 다시 긴장된 자세로 내년 대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자”며 이 같이 주문했다. 당 분위기를 다잡고, 향후 수권정당 면모를 갖추는 데 ‘올인’ 하겠다는 2기에 들어선 김종인 체제의 선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새 비상대책위 위원들을 임명하며 본격적인 전당대회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 스스로도 비정상적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았고, 총선 승리로 당이 안정을 찾은 만큼 제대로 된 지도부를 꾸려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조속히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기 비대위에는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진영(서울 용산), 양승조(충남 천안병), 정성호(경기 양주), 김현미(경기 고양정), 이개호(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의원 등 6명의 당선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비대위에는 친노(노무현)ㆍ친문(문재인)계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18일 첫 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운영 방안 및 전당대회 준비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새 비대위는 오는 5월 말~6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며, 이후 내년 대선까지는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진 새 지도부가 당을 이끌게 된다. 특히 김 대표는 자신의 더민주 합류에 대해 수 차례 “더민주를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힌 만큼 전당대회 전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당권 도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긴 했지만, 당내 세력이 없는 김 대표가 대표직을 갖지 않고선 수권정당 만들기에 한계가 있다”며 “‘킹 메이커’ 역할을 위해서라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전국정당으로 더욱 확장하려면 아직도 더민주는 많은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당 대표가 되면 본격적으로 킹 메이커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당헌에서 대선 출마자는 대선 1년 전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규정,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있다.
2기 비대위 출범과 함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도 당내 경쟁은 이미 본격화 한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원내대표 선거운동에 들어간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과열 조짐이 이는 것은 당의 몸집은 물론이고 위상까지 높아진 때문이다.
실제 차기 원내대표에 3,4선에 성공한 다수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대여 협상 경험을 갖고 있는 이춘석(전북 익산갑) 당선자를 필두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조정식(경기 시흥을), 경기도당 위원장 이찬열(경기 수원갑) 당선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외에도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춘(부산 진갑), 86그룹의 대표주자인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김근태(GT)계로 당내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한 우원식(서울 노원을) 당선자와 친문계로 분류되는 윤호중(경기 구리),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홍영표(인천 부평을) 당선자 등도 거론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것인 만큼 어느 때보다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의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