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2세 과학자인 피터 리(55)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연구부문 책임자)이 미국 정부의 사이버안보 대책을 좌우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이 최근 리 부사장을 포함해 10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사이버안보위원회 위원명단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디지털 세상에서 미국의 사이버 안보를 굳건히 지켜줄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백악관을 통해 밝혔다. 사이버안보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나날이 가능성이 커지는 테러집단의 전방위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설치한 대통령 산하 특별기구이다.
1960년 미국에서 출생한 피터 리는 미시간 대학에서 학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40세의 젊은 나이로 카네기 멜론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학과장과 리서치 담당 부학장 등으로 일하며 세계적인 과학자로 발돋움한 그는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2010년부터 MS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리는 세계 13곳에 거점을 둔 연구소의 과학자와 기술진 1,000여명을 이끌며 인공지능과 사이버안보에 대한 첨단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리 부사장은 최근 인종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채팅 로봇 ‘테이’와 관련해 공식 사과와 재교육 방침을 밝히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백악관은 리 부사장과 함께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 미 국가안보국(NSA)국장을 지낸 키스 알렉산더 아이언넷 시큐리티 최고경영자, 조 설리반 우버 사이버안보책임자, 스티븐 채빈스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법률고문, 매기 와일드로터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 회장, 패트릭 갤러거 피츠버그대학 총장, 애니 안톤 조지아주 공대 교수, 허버트 린 스탠퍼드 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 히더 머렌 네바다암연구소 창립자 등을 위원회 명단에 올렸다. 한편 사이버안보위원회는 14일 리사 모나코 백악관 국가안보 대테러담당 보좌관이 동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가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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