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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복지ㆍ경제민주화 공약 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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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복지ㆍ경제민주화 공약 힘 받는다

입력
2016.04.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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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ㆍ육아휴직수당 확대 등

야권 입법 공조 나설 가능성

다중대표소송제 상법 반영

이익공유제 도입도 탄력 전망

20대 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총선을 통해 내세운 공약에 상당한 힘이 실리게 됐다. 두 당 의석 합계가 161석, 정의당 및 야당 쪽 무소속까지 합하면 야권 총의석이 170석을 웃돌 것으로 보여, 공조 여부에 따라 야당 쪽에서 내세운 각종 공약이 국회를 통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각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더민주와 국민의당 공약이 겹치는 부분은 ▦노인 ▦청년 ▦공정성장 ▦성평등 등의 분야다. 여러 변수가 있긴 하겠지만, 이들 공약에 대해서는 두 당이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입법 공조를 할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1번과 6번 공약에 노인 소득 확대를 내걸었다. 더민주는 2016~2018년 단계적으로 소득 하위 70% 고령층을 대상으로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은 “노인 빈곤 제로시대를 개척하겠다”며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2020년까지 지금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노인일자리 수당도 현행(20만원)보다 두 배 인상하겠다고 했다.

청년 관련 정책 역시 더민주 2번, 국민의당 4번 공약에 들어가 있다. 더민주는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민간 도입 ▦공공부문 채용 확대 ▦노동시간 단축 등을, 국민의당은 ▦대학입학금 폐지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2.7→1.5%) ▦청년구직자 인권 강화 등을 내걸었다. 일자리 부족으로 소외받는 청년들의 사정을 반영해 20대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제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급진적인 내용도 적지 않아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당 공약에서 또 하나 겹치는 것이 바로 성평등 부문. 특히 출산휴가 확대와 육아휴직 급여 인상은 두 당이 나란히 포함시키고 있는 사안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몰래카메라 처벌 강화도 공통된 공약이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저녁이 있는 삶’을 내세우며 ‘칼퇴근법’을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더민주와 정의당이 내세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역시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최저임금은 입법이 아니라 사용자ㆍ근로자ㆍ공익위원 등을 포함한 최저임금위원회 결정 사항이긴 하지만, 이번 총선 과정에서 반영된 표심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이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다중대표소송제(재벌 총수의 사익을 위해 자회사가 손해를 입은 경우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자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의 상법 반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익공유제 또는 성과공유제의 도입, 횡령ㆍ배임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 제한 입법 등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회선진화법이 이번에는 새누리당의 무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새누리당 역시 이런 흐름에 강하게 저항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취약계층 복지와 경제민주화 문제가 시대정신이라는 점이 표심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내년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역시 경제정책 가늠자를 한 클릭 왼쪽으로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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