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업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5,000억원대의 영업손실도 함께 기록했다. 투자 초기인 만큼 실패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기대와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5,4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2014년(1,215억원)의 4배 이상으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유동성 위기설이 실제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동시에 쿠팡은 지난해 1조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485억원) 대비 3.3배 성장한 수치다.
2010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은 2012년 6월 첫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체 물류센터 운영, ‘로켓배송’, ‘쿠팡맨’ 등 물류와 배송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쿠팡은 “영업손실의 89%가 물류와 로켓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손실”이라며 “이는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부채비율은 152%, 유동비율은 156%로 아주 양호하다”며 “국내 주요 유통ㆍ전자상거래기업인 롯데쇼핑(138%), GS리테일(120%), 인터파크(175%)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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