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당선됐다. 손 전 고문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태에서 이번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히 ‘야권 잠룡’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여의도 입성이 손 전 고문의 향후 행보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민주 당선자 중 손학계규로 분류되는 인사는 4선에 성공한 조정식(경기 시흥을) 양승조(충남 천안병) 당선자를 비롯해 3선의 이찬열(경기 수원갑) 이춘석(전북 익산갑) 당선자, 재선의 김민기(경기 용인을) 이개호(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이언주(경기 광명을) 전현희(서울 강남을) 전혜숙(서울 광진갑) 당선자 등이 있다. 이번에 여의도에 첫 입성한 당선자도 적지 않다. 강훈식(충남 아산을) 고용진(서울 노원갑) 김병욱(경기 분당을) 박찬대(인천 연수갑) 어기구(충남 당진) 임종성(경기 광주을) 당선자 등이다. 손 전 상임고문과 가까운 우원식(서울 노원을) 당선자도 3선에 성공했다. 이밖에 더민주 소속은 아니지만 김성식(서울 관악갑) 국민의당 당선자도 손 전 상임고문과 오랜 인연이 있다. 손학규계 인사 중 낙선한 인사는 국민의당 소속 최원식 김종희 임정엽 후보 정도다.
정계 은퇴 후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 전 상임고문은 지난달 30일 이찬열 후보와 김병욱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또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격려 메시지를 보내거나 최측근 인사인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산 이사장을 유세현장에 보내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손학규계 당선자는 14일 “인간적 관계를 고려한 지원인 만큼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강진에서 조용히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복귀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도 “향후 당에서 손 전 고문을 필요로 한다면 어찌 될지 모르는 게 아니냐”면서 정치 재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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