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부산 연제구에 처음 출마한 젊은 변호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해영(39) 당선자가 재선 현역의원인 새누리당 김희정(45ㆍ여) 후보를 꺾는 이변이 벌어졌다.
두 후보는 13일 오후 개표시점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0분마다 100~200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냉ㆍ온탕을 오간 김 당선자는 자정 무렵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14일 오전 0시 30분 김 당선자는 93.64%의 개표율 상황에서 50.93%로 김희정 후보(49.1%)를 따돌렸다.
김 당선자는 선거기간 흙수저를 자임했다. 남동생과 함께 고모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고 2때는 생계를 걱정해 직업반에서 미용기술을 배웠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부친의 암이 재발하며 5년간 병간호를 해야 했다. 암투병 중에도 부친은 “열정이 있으면 할 수 있다”며 사법시험에 도전하라고 독려했고 마침내 변호사가 됐지만 부친은 돌아가신 뒤였다.
이처럼 순탄치 않은 김 당선자의 삶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 같은 곱상한 외모도 한몫 했다. 세간의 선입견과 다른 삶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5석을 가져간 이번 선거 분위기도 당선에 한몫을 했다.
김 당선자는 가족과 포옹을 한 뒤 “연제 이웃들과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다”며 “이번 선거의 슬로건인 ‘믿는다, 해영아’처럼 이웃들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연제의 선택으로 부산의 지역주의는 끝날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을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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