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이용섭 후보에 대역전극 연출
“초심 잃지 않고 시민만 보고 갈 것”
‘광주의 딸’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의 광주 ‘싹쓸이’를 저지할 유일한 곳으로 평가 받던 광주 광산을에서 국민의당 권은희(42) 후보가 더민주 이용섭(64)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광산을은 이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여론조사에서 줄곧 권 당선자를 앞서면서 이 후보의 3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곳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던 권 당선자는 2014년 7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금배지를 거머쥔 뒤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했다는 점이 유권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으면서 이 후보와의 격차를 차츰 줄여갔다. 실제 그는 선거 막판에 여론조사 1등으로 올라서며 대역전극을 예고했고, 결국 그 기세를 끝까지 이어갔다. 출구 조사 결과에서도 권 후보가 49.4%%의 득표율을 얻어 44.5%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 당선자를 제치고 당선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반면 선거 기간 내내 “광주시장 하려고 국회의원 그만 뒀다”는 멍에를 썼던 이 후보는 광주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고 철야 노숙 유세까지 하며 ‘야당분열 심판론’을 역설했지만 호남발(發)‘녹색바람’을 등에 업은 권 당선자의 ‘제1야당 심판론’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권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호남 민심을 외면하고 기득권에 안주했던 제1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두 사람의 대결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리전’ 성격도 띠었다. 권 당선자는 2014년 6ㆍ4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가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이 지역구 의원직을 사퇴한 자리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공동대표의 전략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친노 성향의 인사다. 권 당선자는 “야권재편과 정권교체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오로지 시민만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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