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텃밭인 부산진갑 선거구에서 2번째 맞대결을 펼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54) 당선자가 새누리당 나성린(63) 후보를 꺾었다. 부산진갑은 야당이 강세라는 낙동강 벨트에도 포함되지 않는 지역이다. 덕분에 김 당선자는 19대 때의 설욕에 더해 야당일색의 부산 정치구도 개편에 일조했다는 의미도 얻게 됐다.
양 후보는 선거기간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김 당선자의 우세를 점치는 쪽은 드물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자 결과는 전혀 달랐다. 당선이 확실시된 13일 11시 50분 개표율 93.89%의 상황에서 김 당선자는 49.9%의 득표율로 나 후보(46.18%)에 앞섰다.
김 당선자는 서울 광진갑에서 16대와 17대 재선의원을 지냈다. 서울의 안정적인 선거구를 두고 2011년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책임을 지겠다며 가족과 함께 돌연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와 눈길을 끌었다. 야도(野都)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여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이었다. 그는 한때 박정희 정부에 맞서는 정치인 김영삼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부산을 믿었다. 이번에는 부산이 화답했다. 김 당선자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만나는 시민들마다 “부산 부활의 선봉장이 되겠다”며 지원을 호소한 결과였다.
당선의 공을 시민들에게 돌린 김 당선자는 “새누리당 일당독점 20년을 끝내고 견제와 균형의 부산정치를 새로 시작하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다”며 “새로운 시작인 만큼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면서 주민이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어디에 가서도 우리지역 국회의원은 김영춘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시민과 함께 부산과 대한민국을 바꾸는 큰 일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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