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48) 넥센 감독은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홈경기를 앞두고 “(우리팀)신인 선발투수들의 출발이 좋다”며 시즌 초반 예상을 깬 선전의 비결을 꼽았다. 특히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신재영(27)은 모처럼 등장한 오른손 사이드암 선발투수로 시선을 모았다. 염 감독은 “신재영은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두 번째 등판에서도 신재영은 선발 6⅔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kt 타선을 묶고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총 96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63개 꽂으며 볼넷은 1개도 내 주지 않을 만큼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했다. 130㎞ 후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삼진은 5개를 뽑아냈다.
신재영은 ‘중고 신인’이다. 지난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 무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채 2013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고, 경찰청 복무를 거쳐 올 시즌 데뷔했다. 햇수로는 5년 차 선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나선 김세현(29)도 9회 등판해 1이닝을 탈삼진 1개 포함해 무실점으로 막고 3세이브째를 따 냈다. 올 시즌 손승락(34ㆍ롯데)과 앤디 밴헤켄(37ㆍ세이부), 한현희(23), 조상우(22) 등 주축 투수들이 이탈하지 않았다면 넥센은 신재영이라는 보물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염 감독으로서는 전화위복의 유망주 발굴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시즌 초반이다.
넥센은 신재영의 호투 속에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승리, 시즌 6승(1무3패)째를 올려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3번 이택근(36)은 1-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SK 트래비스 밴와트(30)의 4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시즌 1호 홈런을 고척 스카이돔 공식 경기 첫 홈런으로 장식했다.
고척 스카이돔 1호 홈런은 지난해 11월 12일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고 강백호가 기록했으며, KBO리그 시범경기 1호 홈런은 지난달 15일 SK 김강민(34)의 만루 홈런이었다.
넥센 2번 고종욱(27)도 4타수 3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kt 김상현(36)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3호 홈런을 가동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인천에선 KIA가 김주형(31)의 시즌 1호 연타석 홈런(3, 4호)을 앞세워 7-6으로 재역전승, SK의 5연승을 저지했다. 팀의 두 번째 투수로 오른 한기주(29)는 3이닝 동안 볼넷 3개만 내 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해 2012년 4월11일 광주 삼성전 이후 4년(1,462일) 만에 승리투수의 감격을 맛봤다. 삼성은 대구에서 올 시즌 한 팀 최다안타(18개)와 득점(16개)으로 NC를 두들겨 16-5로 대승을 거뒀다. 삼성 이승엽(40)은 2루타와 3루타를 터뜨려 4타점을 올려 역대 두 번째 개인통산 1,300타점(1,302개)을 돌파했다. 대전에선 두산이 한화를 8-2로 제압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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