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모양새다. 2016시즌 치러진 4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2명은 우승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던 선수들이다.
매 대회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열린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조정민(22ㆍ문영그룹)이, 제9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선 장수연(22ㆍ롯데)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깜짝 우승’이었다.
특히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선 라운드마다 리더보드 상위권에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고생 골퍼 최혜진(17ㆍ부산 학산여고)은 공동 4위로 대회를 끝내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쳐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2, 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양수진(25ㆍ파리게이츠)의 선전도 큰 볼거리였다. 그는 장수연과 롯데마트 여자오픈 종료 직전까지 선두 싸움을 하다가 아쉽게 준우승했다. 양수진은 이승현(25ㆍNH투자증권)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13년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투어 각 부문 상위 랭커들은 지난해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정민(24ㆍBC카드)만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문별 5걸에 든 상태다. 대상포인트와 상금 순위에선 조정민과 장수연, 이정민, 지한솔(20ㆍ호반건설), 이승현이 5위 이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한솔은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승현도 2014년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2년 만에 우승에 다가선 상태다. 이승현은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모두 준우승을 기록, 올 시즌 1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와 박성현(23ㆍ넵스)의 공백이 KLPGA를 더욱 혼전 양상으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전인지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진출했으며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자 박성현도 최근 LPGA 대회에 3차례나 출전하면서 국내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JTBC 파운더스컵(공동 13위)과 기아 클래식(공동 4위), ANA 인스퍼레이션(공동 6위)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박성현은 15일부터 사흘간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 골프장(파72ㆍ6,658야드)에서 열리는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 출격한다. 올해 처음 나서는 KLPGA 대회다.
이번 대회에선 박성현과 이정민, 조윤지(25ㆍNH투자증권), 고진영(21ㆍ넵스) 등 지난해 강자들과 조정민, 이승현, 지한솔 등 올해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맞붙는다. 신구 강자들의 대결이 대회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미국에서 값진 경험을 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다른 선수들보다 국내 대회에 늦게 출전하는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신흥강자’ 조정민은 “톱텐 피니시율 1위를 꼭 하고 싶다”며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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