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문을 연 세종시 첫 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로 넘쳐났다. 중흥토건(S-클래스 에듀마크ㆍ1-1생활권)과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ㆍ3-3생활권)이 내놓은 모델하우스 일대는 문을 연 이날 오전 10시 전부터 이미 대기 행렬이 생겼다. 분양대행사는 때이른 더위 속에서 기다리는 방문객들을 위해 슬러시와 팝콘, 솜사탕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난 백모(49ㆍ대전)씨는 “살기 좋고, 투자 전망도 밝다고 해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고등학교에 다니는 애들 2명이 있어 좀 큰 평수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아파트가 첫 분양부터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올해도 ‘나 홀로 호황’을 계속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가계대출 강화 등 악재로 꽁꽁 얼어붙은 전국의 아파트 분양시장과 달리 세종시는 이른바 ‘완판’을 실현하며 기염을 토했다. 꾸준한 인구 유입과 투자 가치에 대한 높은 기대감 등 때문이다.
올해 세종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총 2만 284 가구이다. 이 가운데 10년 임대와 국민임대용 3,609 가구를 제외하면 실제 분양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1,000 가구 정도 많은 1만 6,675 가구다. 공급 지역도 1-1을 비롯해 1-5, 2-1, 2-2, 3-1~3, 4-1 등 다양한 생활권으로 분포돼 있다.
특히 올해는 거주자 우선제도 개선으로 타 지역 수요자들의 분양 기회가 확대돼 시장은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지역 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주민에겐 100% 우선 공급해왔지만, 올 6월부터는 1년 미만 거주자나 기타지역 거주자에게 50%를 배정키로 했다.
세종의 아파트 분양가는 2011년 799만원에서 지난해 873만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올해 첫 분양에 나선 힐스테이트의 분양가는 이보다 조금 낮은 835만원, 중흥건설은 879만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확장비용을 더하면 실제 분양가는 각각 900만원, 940만원을 웃돈다.
에듀마크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난 김모(52)씨는 “방이 작아 확장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며 “분양가가 900만원 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평당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세종시의 ‘아파트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 연구위원은 “올해도 세종시의 아파트는 투자처이자 거주공간으로서 매력이 커 전반적으로 완판에 가까운 분양 실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1생활권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었다. 전체적으로 평형수가 넓고, 대중교통 접근성 등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소량이라도 미분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요자들이 구입 목적과 입지별 특성 등을 잘 파악한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2-2생활권은 녹지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백화점이나 청사를 중심으로 입지해 웃돈이 많이 붙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생활권과 4생활권에 대해선 “금강 등 자연경관이 좋고, 앞으로 상가 등 상권까지 갖춰질 것으로 기대돼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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