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ㆍ노회찬 등 지역구 4석에
정당득표 15% 확보 비례 6석 노려
“젊은층ㆍ진보층 표심에 기대
교차투표 가능성 높지만 유리”
국민의당의 선전으로 20대 총선이 3자 구도로 바뀌면서 정의당도 거대 정당의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당을 대표하던 기존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발로 뛰는 유세를 통해 정당 지지율도 견인, 10석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당 득표 15%를 기준으로 기본 10석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의장이 강조한 10석 목표는 2ㆍ2ㆍ6 전략에 기반한다. 경합 지역인 경기 고양갑의 심상정 대표와 경남 창원성산의 노회찬 전 의원이 승리하고, 경합 열세인 경기 안양동안을의 정진후 원내대표와 수원정의 박원석 의원이 역전을 노려 지역구만 기본 4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아지고 있는 정당 지지율을 통해 6석의 비례 의석까지 추가하면 총 10석이 나온다는 계산이다.
물론 정의당의 목표는 실현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 심 대표는 지난 6일 SBS 여론조사에서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에게 5.8%포인트 뒤진 것으로, 7일 YTN 여론조사에선 9.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오는 등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노 전 의원도 여론조사 오차 범위 안에서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 중이다. 정 원내대표와 박 의원은 10%포인트 가량 경쟁 후보에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의당은 각 후보간 연계 유세를 통해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심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시장 앞에서 박 의원과 함께 유세를 펼치며 “큰 당, 작은 당 따지지 말고 도덕성과 능력, 의지를 갖고 일 잘하는 검증된 후보를 찍어달라”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결과가 불투명한 지역 선거와 달리, 정당 지지율을 최대 15%까지 올려 비례대표 6번까지 국회에 입성시키는 것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출현으로 3번 정당으로 존재감은 약해졌지만, 나머지 정당들의 공천 과정이 시끄러웠다는 점에서 반사 이익이 돌아올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 당의 선거캐릭터 ‘땀돌이’ 유세단이 전국 각지를 돌며 수치화하지 않은 젊은 층의 표심을 얻고,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 등 비례대표 후보 유세단의 정책 홍보도 진보층 표심을 흔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가 분리되는, 이른바 교차투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정의당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지난 12년 동안 시민들이 교차투표를 충분히 경험해 지역구는 당선 가능한 사람으로, 정당투표는 정책이 좋은 당으로 찍을 것”이라며 “24번에 걸쳐 정책 공약을 발표한 정의당이 교차투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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