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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이야기] 전립선과 성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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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이야기] 전립선과 성기능

입력
2016.04.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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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전립선이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앞서 정상 발기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아침에 서지 않는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경은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기능이 생사와 직결된 혈관의 건강을 반영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이것이 완벽한 발기를 위한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발기의 과정은 축구공에 바람을 채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단단한 막으로 둘러싸인 해면체에 혈액이 채워집니다. 그런데 단단해진 음경 내부의 압력은 무려 300mmHg를 넘습니다. 세게 충격을 주면 펑크(?)가 나기도 합니다. 고작 120mmHg를 넘나드는 수축기 혈압으로 채우기는 불가능한 결과입니다.

비밀은 바로 골반근육에 있습니다. 음경은 밖으로 돌출된 길이만큼 몸속에 숨어있는데 이 부위는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혈액이 들어올 때는 근육을 이완시켜서 음경이 혈액으로 충분히 채워지도록 하고, 완전히 채워지면 다시 단단히 조여서 압력을 높입니다. 마치 길쭉한 풍선에 바람을 넣고 한쪽을 손으로 쥐면 반대편이 단단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만약 커지기는 하는데 단단해지지 않는다면 골반 근육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성호르몬은 이들 기능을 유지시키고 음부 신경은 성적 흥분을 음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요소가 정상 작동해야 합니다. 한 가지라도 문제가 있으면 제대로 된 발기는 불가능합니다.

만성전립선염은 반복된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이 주요 원인입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집니다. 항상 조여진 골반근육 때문에 음경에 혈액을 충분히 채우기 어렵고 골반 근육을 통한 추가적 압력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성전립선염 환자는 흔히 성기능 저하나 조루 증상이 동반됩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자다가 깨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됩니다. 남성호르몬은 잠자는 동안에 주로 분비되기 때문에 야간뇨가 심하면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중에는 남성호르몬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도 있습니다. 성기능이 정 문제가 된다면 치료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발기에 관여하는 음부신경은 전립선 바로 옆을 지나갑니다. 전립선암을 수술할 때 같이 절제를 하면 발기력이 상실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에 국한된 문제이기 때문에 수술 전에 성기능이 정상이었다면 간단한 자가주사치료로 정상 발기를 재현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립선과 성기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습니다. 전립선질환 치료 중에는 창피하다 생각하지 말고 성기능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발기는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파트가 제 역할을 해야 가능합니다. 성기능이 문제라면 발기부전치료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혹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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