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민은 서점을 살리고, 서점은 지역을 살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민은 서점을 살리고, 서점은 지역을 살린다

입력
2016.04.11 15:20
0 0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책 ‘세계서점기행’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책 ‘세계서점기행’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러 책 그 자체를 느껴보라고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전자책 시대에, 책의 물질성을 고스란히 느껴보라고 작정했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판 자체가 일반 단행본의 2배 크기인 국배판인데다 두께는 616쪽이다. 글자 크기를 2배로 키우고 글 사이 간격도 시원시원하게 넓혔다지만, 200자 원고지 20~30매 분량의 22꼭지가 글의 전부다. 그 나머지를 채워 넣는 것은 디자인 감각이 우러나는 편집과 화려한 사진이다. 이것이 책, 이라고 말하는 책이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년 반 동안 기획ㆍ취재한 결과물 ‘세계서점기행’을 공개했다. 미국ㆍ유럽ㆍ중국 등에서 명문서점으로 꼽을 22개 서점을 찾아 취재했고, 다시 찾고 싶은 서점 16개는 별도의 사진으로 소개했다. ‘명문’이란 규모, 수익 같은 잣대가 아니라 나름의 개성으로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인정받은 서점을 뜻한다. 김 대표는 “출판 일을 한 지 딱 40년 되는 올해에 이런 책을 내놓게 되어 무척 기쁘다”면서도 목소리는 절박했다. 우리에게도 ‘개성 넘치는 중형 서점’이 등장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즘 서점이 없다 보니 책을 만들어도 어디 가져다 줄 곳이 없다”면서 “지금 현재의 문제를 다루는 서점은 밤하늘의 별빛 같은 존재로, 서점 자체가 곧 시민사회인데 이 서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때문에 책에서 소개한 서점들의 공통점은 ‘시민사회와 지역사회’였다. 네덜란드 도미니카넌 서점, 노르웨이의 트론스모 서점 같은 곳은 망할 뻔 했던 것을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되살려낸 서점이다. 옛 기차역에 자리잡은 영국의 바터북스, 시골마을 방앗간을 개조한 미국의 북밀 서점 등은 서점 그 자체가 화제를 모으면서 다 쓰러져가던 지역 경제를 회생시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면 전ㆍ현직 대통령이 이런 개성 넘치는 서점을 꼭 찾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든 서점에다 올해의 예술상을 수여하는가 하면, CNN 같은 미디어가 ‘올해의 좋은 서점’을 선정해 방송하기도 한다”면서 “이 책을 계기로 삼아 우리에게도 이런 노력이 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프랑스 갈리랴니 서점. 한길사 제공
프랑스 갈리랴니 서점. 한길사 제공
벨기에 쿡앤북 서점. 한길사 제공
벨기에 쿡앤북 서점. 한길사 제공
네덜란드 도미니카넌 서점. 한길사 제공
네덜란드 도미니카넌 서점. 한길사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