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인슐린을 맞으면 식사를 마음껏 해도 되나요?
답변=혈당 조절이 잘 안되어서 인슐린을 맞게 되는 분들이 가끔 묻는 질문입니다. 인슐린을 맞으니 식사라도 마음껏 하는 보상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식사를 마음껏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분이 있을까요? 당뇨병 치료에서 식이요법은 그 사람이 받는 약물 종류에 따라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식이요법이라는 것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을 넘치지 않게 잘 먹어서 혈당과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슐린을 맞는다고 체중이 느는 것이 용납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은 체중이 늘수록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인슐린을 맞게 되는 분들 중에 다수가 체중이 감소해 있는 상태입니다. 혈당이 아주 높으면 체중이 빠지게 됩니다. 아주 높아야 체중이 빠지는 것이지 웬만큼 높아서 체중이 빠지지는 않습니다. 체중이 줄어 있으니 마음껏 먹어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인슐린을 맞게 되면 많이 먹지 않아도, 적당히 먹어도 살이 더 찝니다. 인슐린은 당과 지방을 자기의 세포에 저장 시키는 호르몬이기 때문입니다. 당을 자신의 근육이나 지방 세포 안에 저장하면 혈액 안에 있는 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결과로 혈당은 떨어지지만 세포는 살이 찌게 됩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식이요법을 잘 지키지 않는다면 인슐린을 맞게 되면서 원래 자신의 체중 보다 더 살이 찌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살이 찌기 때문에 인슐린을 맞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인슐린을 안 맞아도 혈당만 좋다면 안 맞아도 되겠지만 과연 안 맞아도 되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인슐린은 작용시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24시간 이상 작용하는 지속형과 4시간 이내로 작용하는 초속효성입니다. 다른 인슐린도 있지만 이 두 가지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보통 인슐린을 하루에 한 번만 맞게 되는데 그게 바로 지속형 인슐린입니다. 오래 작용하니까 당연히 좋겠지만 이 인슐린은 공복 혈당을 잡아 주는 것이지 식후혈당을 잡아주지는 못합니다. 다행히 식후혈당은 공복혈당이 떨어지면서 같이 떨어져 주기 때문에 인슐린을 한 번만 맞아도 식후혈당도 대강 조절이 잘 될 수 있습니다. 지속형 인슐린만 맞아서 식후혈당이 전혀 조절이 안 되는 분들은 초속효성 인슐린을 추가로 더 맞아야 합니다. 초속효성 인슐린까지 맞게 되면 여러 번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데 다행히 지속형 인슐린만 맞아도 조절이 잘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속형 인슐린만 맞는(인슐린을 하루에 한 번만 맞는) 분들은 식후혈당은 본인의 노력과 경구용약제의 도움으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인슐린을 맞게 되는 분들은 인슐린 분비능력이 낮은 분들이기 때문에 밥을 조금만 더 먹어도 혈당이 더 많이 올라갑니다. 억울하지만 식이요법을 더 잘 지켜야 식후혈당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인슐린을 맞는 분들이라도 식이요법을 잘 지켜야 체중과 식후혈당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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