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목격자의 경찰 신고를 막기 위해 휴대폰을 빼앗았더라도 절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음주운전 및 폭행,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29)씨에 대해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씨는 2014년 3월12일 새벽 1시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서 흥덕구까지 친구 유모(32)씨를 태운 뒤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A군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82%로 음주 상태였던 최씨는 A군이 “술을 먹고 운전하는 것이냐”며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A군을 발로 걷어차고 휴대폰을 빼앗았다. 하지만 당시 목격자의 신고로 최씨는 유씨와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1심은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50만원을 주문했다. 하지만 2심은 최씨가 폭행 후 A군에게 “휴대폰을 가져가라”고 말한 점, A군도 최씨가 신고를 저지할 목적으로 빼앗은 것 같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절도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최씨가 A군의 휴대폰을 반환하지 않고 자신이 이용 또는 처분할 의사로 가져갔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