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상찬, 야권 표 갈리며 우위
더민주 금태섭, 후반 역전 기대
“우열 가리기 힘들어” 판세 안개
10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치유하는 교회’. 예배시작 30분 전이지만 입구에 자리잡은 구상찬ㆍ금태섭ㆍ김영근ㆍ신기남 후보가 신도들을 붙잡고 연신 허리를 굽혔다. 선거운동원 10여명이 홍보에 열을 너무 올린 나머지 입구까지 막아 서 제지를 받기도 했다. 교회 관계자는 “신도가 6,000명이나 되다 보니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풍경”이라며 “그렇지만 이번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서울 강서갑은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 하지만 현역인 신기남 의원이 ‘아들 로스쿨 졸업시험 압력 의혹’으로 징계 받은 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자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가 31.1%(중앙일보ㆍ7일)의 지지율로 치고 나가 있다. 여기에 금태섭 더민주 후보가 27.0%의 지지율로 급속히 격차를 좁히면서 뒤늦게 격전지로 부상했다. 구 후보는 “당내 공천 갈등으로 지지율이 많이 빠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큰 차로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고, 금 후보는 “낮은 인지도 때문에 고전했지만, 최근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공천한 김영근(8.6%), 민주당으로 옮겨 출마한 신기남(7.3%), 무소속 백철(9.2%) 후보의 지지율 합이 30%에 육박하긴 하지만,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일대일 구도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지역민심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5호선 화곡역 인근 극장을 찾은 조모(24)씨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곳인 만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인물을 찍겠다”며 여당 후보 지지를 내비쳤고, 근처 편의점에서 만난 오모(27)씨는 “8년을 해도 경제가 이 모양인데, 이제는 다른 편에 기회를 한번 줘야 한다”고 더민주 후보를 지지했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에선 최경환 나경원 의원이 발산사거리를 찾아 구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전날 화곡사거리에서 진성준(강서을), 한정애(강서병) 등 강서지역 더민주 후보들이 금 후보 지원유세를 펼친 데 대한 맞불 유세다. 선거전이 박빙인 가운데 한 유권자는 “판세가 뿌연 하늘 같다”고 했다.
글ㆍ사진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