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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환자 10명 중 9명 감염경로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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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환자 10명 중 9명 감염경로 모른다

입력
2016.04.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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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C형 간염 환자 10명 중 9명이 자신의 감염 경로를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 비윤리적 의료행위로 C형 간염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경로를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건국대 글로컬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ㆍ이건세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C형 간염 등록관리를 위한 정보화 요소 및 업무개선사항 개발 연구’에 따르면, 20세 이상 C형 간염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심층 인터뷰한 결과 10명 중 9명이 “감염 경로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감염 경로를 안다고 응답한 사람은 마약을 할 때 주사기를 돌려 써 C형 간염에 걸렸다는 50대 남성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제왕절개 시 맞은 혈액주사, 치과 치료, 한방 침 등으로 감염경로가 추정되지만 정확한 감염 원인은 알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C형 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피해자들처럼 비윤리적 의료행위로 병원에서 C형 간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유를 모른 채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정맥주사 남용, 수술, 침술, 문신 등이 위험인자로 분석되고 있으나, 여전히 다수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며 “정확한 역학 조사 및 위험요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감시ㆍ관리체계는 허술하기만 하다. 2010년 법 개정으로 C형 간염의 표본감시기관수는 1,024개에서 167개소로 대폭 축소됐다. 국내 C형 간염 환자 수는 2005년 2,843명, 2006년 4,401명 등 증가 추세였으나, 2010년 표본감시기관수가 줄어들면서 5,629명, 2011년 4,316명 등 감소세로 돌아섰다. 질본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전수감시체계로 전환하고, 환자가 발생하면 수술, 성접촉 등 위험요인을 물어보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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